서민들 힘 돋우는 돼지국밥 푸짐하고 맛좋고 값싼 집

자그만 방 하나, 서너 개의 테이블. 특별히 눈에 띌 것도, 유난스럽게 크고 화려한 것도 아닌데 끼니때가 한참 지나도 손님이 끊이지를 않는다. 잠깐 여유가 생기나 싶으면 또 무더기 손님이 우르르 밀려든다.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간 국밥집, 소문난 국밥·수육이다.

   
 
   
 
‘소문난 국밥 수육’(마산시 산호동)이라는 상호 그대로 마산에서 알 만한 사람은 이미 알고 있다는 밥집이다. 이 자리에서만 7년이 넘게 있었다고 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 ‘소문난’ 집은 장수 식당이기 때문에 거저 알려진 이름이 아니다. 별 다른 광고도 없었는데 소문이 난 이유도 따로 있을 뿐 아니라 밥집이 장수하는 데도 그만한 이유가 있게 마련.

그래서 그 소문난 돼지국밥을 한 그릇 먹어본다. 뽀얀 국물에 큼직한 수육, 쌀밥, 송송 썰어 넣은 파, 한 숟가락 퍼 올린 양념장이 커다란 냉면 그릇에 넘칠 듯 가득하다. 뭐가 이렇게 많으냐고 했더니 더 달라면 한 그릇만큼 더 준다며 먹어보고 말만 하란다. 주인 아주머니의 말에 먹기도 전에 배가 부르다.

양념장을 잘 풀어 간을 맞추고 한 숟가락 국물부터 떠먹어 본다. 국밥은 국물 맛이 관건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 소문난 국밥의 국물이 제대로라는 말씀. 다른 것 필요 없이 소금간만 해서 그 뽀얀 국물만 한 사발 훌훌 들이켜도 올 가을, 겨울 따뜻하고 든든하게 날 것 같다. 구수한 맛이 진한 국물이다. 소문난 국밥에는 국물 가득히 큼직한 수육이 들어갔다. 많기만 하고 맛없는 고기가 아니다. 아이들이 먹어도 부담 없을 만큼 부드럽고 야들야들하다.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 따위는 이 소문난 국밥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부터 이제 갓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까지 국밥 팬이 되게 만드는 이 집 돼지국밥의 비결은 따로 없다. 국밥만 13년이 넘게 만들어 낸 주인 아주머니의 손맛이고 세월을 따라 쌓인 경륜의 맛이다. 돼지고기 도매업을 하다 어느 날 한 그릇 끓여준 돼지국밥을 남편이 너무 맛있다며 잘 먹기에 업종을 바꾸면서 돼지국밥 식당을 택했다는 아주머니.

부드럽고 누린 내가 적은 국산 암퇘지 고기만 쓴다고. 국물은 돼지고기 뼈를 5시간 이상 삶아 우려낸 진국이다. 돼지고기 삶은 물은 기름기가 많아 몸에도 좋지 않고 맛도 나지 않아 사골육수를 쓴다는 게 아주머니의 설명이다. 여기에다 한번 푹 삶아 낸 돼지고기를 넣고 끓이면 국물도 고소하고 고기도 더 부드럽다고 한다. 몸에 좋다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

돼지고기 누린내가 싫어 국밥을 먹지 않다가 소문 듣고 온 이 집 국밥에 반해서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아이들과 꼭 온다는 한 아주머니. 이쯤이면 그 국밥, 누구든 먹어보고 싶어질 듯. 돼지고기국밥 3500원, 수육 8000원. (055)241-5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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