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2일 고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 유가족 앞으로 보낸 조전은 남한에 처음 보낸 조전이며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두번째이다.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는 김 위원장 외에 김일성 주석이 지난 94년 1월 고 문익환 목사 유가족에게 조전을 보냈었다.

김 위원장이 보낸 조전은 “나는 북남 사이의 화해와 협력 민족 대단결과 통일애국 사업에 기여한 정주영 선생의 사망에 즈음하여 현대그룹과 고인의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라고 짤막하다. 그는 지난 21일 별세한 정 전 명예회장을 `선생'으로 호칭했다.

앞서 지난 94년 1월 19일 김 주석이 고 문익환 목사 유가족에게 보낸 조전의 내용은 3문장이며 “남조선 사회의 자주화와 민주화, 나라의 평화통일을 위하여 몸바쳐 투쟁 하여온 명망있는 통일애국인사 문익환 목사를 잃은 것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큰 손실로 된다”고 애도를 표시했다.

김 위원장은 남한 인사에게 조전을 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지난 94년 12월 김 주석의 생명의 은인으로 알려진 전 소련군 장교 노비첸코 사망과 관련해 유가족에게, 지난 96년 3월 고 가네마루 신 전 일본자민당 부총재 유가족에게, 지난 97년 2월 덩샤오핑 사망과 관련해 장쩌민 중국 공산당 총서기겸 국가주석에게 조전을 각각 보냈다. 또 지난해 6월 시리아의 하페즈 아사드 대통령 사망과 관련, 그의 차남인 바샤르 하페즈에게 조전을 보냈다.

김 주석도 지난 93년 3월 왕전 중국 부주석을 비롯해 외국 인사들의 사망에 조전을 보냈다.

북한은 `통일운동'에 몸담아 왔던 남한 인사들에게 `조전'이나 `조의문'을 주로 보냈으나 이번과 같이 남한 경제인에게 조전을 보낸 것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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