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체육이 흔들리고 있다.



중고생들의 체육시간은 줄어들고 그나마 있는 체육시간 마저 체계적인 수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내년부터 중3년생들은 현재 주당 3시간씩 배정돼 있는 체육시간이 2시간으로 줄고 고2와 고3년생들은 2002년부터 체육이 선택과목으로 바뀔 예정이다.



학생들 스스로도 체육 시간보다는 영어와 수학 등 주요 입시 과목의 수업받기를 희망하고 교사들도 이런 학생들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고 있다.



얼마되지 않는 체육시간은 체계적인 교육 대신 공 몇개를 가지고 대충 놀다가 치우거나 자율 학습시간으로 바뀌기도 한다.



입시 우선주의에 밀려 전인교육의 한 부분이자 삶을 윤택하게 해줄 밑거름인 체육이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체육 교육을 하려고 해도 시설이 마땅치 않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기본 종목인 육상 100m 트랙을 갖춘 학교도 보기 드물고 비 온 뒤면 질척한 운동장 덕에 여름 장마철에는 체육 시간이 아예 실종된다.



또 학교체육을 제대로 담당하는 정부 부서도 없다.



교육부에 학교시설환경과가 있지만 학교체육시설 업무와 체력 검사 등을 다루고 문화관광부의 체육국은 엘리트 체육이 소관 업무다.



등한시된 학교 체육은 청소년들의 기초 체력 저하와 정서의 황폐화로 직결된다.



키와 몸무게는 해마다 커지고 늘어나지만 오래 달리기나 윗몸 일으키기, 제자리 멀리뛰기 등의 능력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는게 일선 교사들의 지적이다. 덩치는 커졌지만 속이 비어있는 셈이다.청소년들은 여가 선용의 방법이 될 수 있는 체계적인 체육 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분출되는 욕구를 성인들로 부터 보고 듣는 음성적인 문화로 풀려고 하고 있다.



성인이 되어서도 제대로 된 체육 교육을 받지 못했기에 단순히 보는 스포츠를 즐길 뿐 하는 스포츠와는 거리가 멀다.



당연히 국내 체육정책에서 수년째 반복되고 있는 생활체육의 활성화는 요원한 상태다. 학교 생활에서 체육활동이 중요한 부분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체육 강국이 된 미국·캐나다·독일 등 선진국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틈만 나면 운동장에 나와 농구공과 축구공을 갖고 노는 청소년들의 스포츠 열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교사, 다른 과목과 균형을 맞춘 체육 시간, 이를 지원해줄 수 있는 예산만 있다면 학교 체육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 학교 체육 활성화는 청소년들의 균형적인 정서 발전과 생활 체육의 뿌리가 될 수 있기에 지금부터라도 뭔가를 해야만 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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