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과 선정·가학성의 정도와는 어떤 함수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 해묵은 질문은 방송을 보는 ‘대중’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사뭇 달라진다. 그리고 그 대중이 그들의 취향과 비판의견을 얼마나 개진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온전히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는 아니지만 우리는 인터넷이라는 편리한 수단으로 공중파 방송에 대한 의견을 비교적 쉽게 표현할 수 있다.

17일 첫방송된 SBS 토요 버라이어티쇼 <쇼! 무한탈출>에 대한 비난이 SBS 시청자 게시판(http://www.sbs.co.kr/tv/oentv)과 방송위원회(http://www.kpc.or.kr)에 방송후 단 이틀동안 1000건이 넘게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선정적인 소재와 가학·엽기적 내용이 ‘도를 넘었다’는 것.

외모 콤플렉스에 빠진 한 여대생에게 ‘성형만이 살길’이라 부추기고(‘페이스오프’), 표절과 립싱크로 괴로워하는 가수에게 자신에 반감을 가진 사람까지 팬으로 만들기 위해 차력·불쇼를 감행해야 했으며(‘차태현 국민가수 만들기’),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는 속설을 확인하기 위해 GOD멤버들이 일반인은 구경조차 힘든 중국요리 300여가지를 괴로워하며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스타 호언장담’) 등 “아무리 상업방송이지만 너무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전혀 심하지 않을 정도.

요즘 시청률 부진에 고심하고 있는 SBS가 내린 ‘극약처방’이라는 방송계의 분석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떻게 해서라도 시청자를 사로잡아야 한다는 특명 아래, 또 첫방송인 점을 감안하여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던 것.

이에 방송위원회는 긴급 심의위원회를 열고 중징계를 적극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29일 제작자를 출석시켜 의견진술을 청취하기로 결정했다.

사람들 입에 오르내려 얻는 시청률은 있겠지만 과연 시청자의 이러한 거센 항의와 뭇매를 정면으로 맞으면서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번 기회에 ‘도를 넘어선 시청률 잡기’가 결국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제작진은 유념하고 또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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