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22일 오후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의 청운동 빈소를 찾았다.

YS는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과 김기수 전 수행실장·김광석 전 경호실장 등과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정몽구 회장 등 유족들을 위로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정 회장에게 “건강이 나쁘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 회장이 몸을 무리했죠”라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특히 “어쨌든 우리나라에서 대업을 이룬 분인데, 그런 족적을 남긴 분이 가시니 아쉽다”며 “형제분들이 잘 의논해서 사업을 오래 하시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정 회장은 “이렇게 대통령께서 와 주셔서 감사하다”, “폐가 안좋으셨다”,”병원에서 10개월이나 계셨다”고 회고했다.

김 전 대통령이 이날 정 전 회장의 빈소를 직접 찾음에 따라 지난 92년 대선이후 악화일로를 면치 못했던 두 사람의 관계가 정 전 회장의 사후에야 해소된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보고 있다.

두 사람은 92년 대선 이전에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으나, 정 전 회장의 대선출마 및 선거전을 치르는 과정에서 관계가 극도로 악화됐다.

정 전 회장은 대선패배 직후 93년 1월 15일 출국금지를 당한 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혐의 등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다음달 9일에는 의원직을 포기하고 정계은퇴를 선언해야만 했다.

YS는 대통령 재임중인 94년 정주영씨의 사면에 앞서 청와대로 불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사면한다”고 통보한 것 이외에는 재임중이나 재임후에 별도회동을 갖지않는 등 불편한 심기를 거두지 않았다.

또 정 전 회장도 98년 펴낸 자서전에서 “5년전 내가 낙선한 것은 나의 실패가 아니라 YS를 선택했던 국민의 실패이며 나라를 이 지경으로 끌고 온 YS의 실패”라고 서운한 감정을 숨지기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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