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뒤면 겨울방학이다. 아이들에게 겨울방학은 학교를 벗어나 자유롭게 하고싶었던 일을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간이다. 그렇지만 현실에서 대부분 아이들은 부모의 손에 이끌려 피아노·태권도·수학학원에 가는가 하면 TV나 컴퓨터게임으로 겨울방학의 대부분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방학조차도 학교에 다닐 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해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무척 실망스러운 일이다. 어릴 때 찬바람을 맞으며 눈싸움으로 썰매타기로 자치기로 시간가는 줄 모르게 보내다가 방학 끝나기 며칠 전에야 숙제하느냐 진땀 흘렸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부모라면 그런 아이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아이에게도 한번쯤 색다른 추억거리를 남겨주는 것은 어떨까. 이번 겨울방학 때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의 장을 만들어주자.



지역 사회단체와 수련원·문화센터·사회교육센터 등에서 겨울방학을 맞아 초·중등학생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눈썰매캠프나 견학프로그램·철새생태캠프·겨울동물원 견학 등 아이들에게 겨울을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물론 풍물·도예·택견 등 평소 관심있던 분야를 경험할 만한 기회까지 다양하다.



우선 가장 보편적인 것은 지역사회단체에서 준비하고 있는 체험프로그램이다. 자원봉사체험활동이나 지역문화유적지 탐방프로그램을 비롯해 전통체험·도예교실·철새생태캠프·환경지킴이 교실을 마산·창원·진주 등 YWCA와 YMCA에서 실시한다.



초등학생을 위해 한자의 기본원리와 옥편찾기, 생활한자를 배우는 한자교실이나 예비중학생을 위한 학습프로그램도 여러 건이다. 청소년수화교실이나 영상제작교실을 비롯해 글쓰기교실, 신기한 과학교실, 무용·바이올린·플루트도 방학을 이용해 배워볼 만하다.



이외에도 가족영화나 코믹영화 등을 관람할 수 있는 좋은 영화보기나 전통놀이찾기, 방학과제지도, 스포츠댄스나 수영교실, 예절캠프가 여러 단체에서 마련하고 있다.



큰들문화센터 영상사업부 박덕자 부장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면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의외로 흥미있어 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일상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도 겨울프로그램의 중요한 몫”이라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무료이거나 저렴한 비용으로 짜여 있어 경제적인 부담은 크지 않다. 따라서 캠프나 학습프로그램은 자녀의 취미나 평소 관심분야 등에 따라 자녀와 충분히 이야기한 뒤 결정해야 한다. 부모의 욕심을 앞세워 자녀에게 무리하게 특정 프로그램이나 캠프를 강요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자칫 흥미없는 일에 매달려 방학을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녀가 캠프나 프로그램에 전혀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시간일 수 있다.



양산시 청소년수련관 한진화 부관장은 “방학 때만이라도 자녀에게 자율적으로 문화체험이나 캠프 등 체험교육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은 부모의 몫”이라며 “자녀들이 학원이나 교과수업의 틀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또래와 함께 교류하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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