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조의 발생원인과 대책

유해성적조가 올해도 남해안 일대를 기습하는 등 어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적조의 발생원인에 대해 많은 연구가 있었지만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로는 육상오염물질의 연안유입과 함께 양식어민들의 과밀한 양식에 따른 사료공급으로 바다의 부영양화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러한 원인에 따른 근본적인 대책 없이 방제에만 급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바다의 재앙이라 불리는 유해성 적조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적조발생 현황

= 국립수산진흥원은 지난 13일 오후 경남·전남의 남해안 일대에서 유해성적조인 코클로디니움 250~820개체, 통영해역에서 110~450개체를 확인,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적조주의보를 발령했다.
이어 적조발생 해역의 수온이 23.4~25.3도로 적조생물의 성장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됨에 따라 15일에는 남해 미조, 통영 사량도 일대까지 급속히 확산됐다. 적조특보발령은 코클로디니움이 ㎖당 300개체 이상 발견될 경우 ‘적조주의보’, 1000개체 이상 발견되면 ‘적조경보’를 각각 발령한다.
이에 따라 다급해진 경남도와 마산지방해양수산청, 해당 시·군은 배 58척을 동원해 황토 2140t을 뿌리는 한편, 해당 지역 어민들에게 어장관리요령을 지시했다.
다행히 최근 비가 오고 구름이 끼는 등 흐린 날씨로 수온이 내려감에 따라 적조가 당분간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날씨가 맑아지면 적조의 확산범위가 넓어지고 밀도도 높아질 것으로 보여 관계기관과 어민들이 경계하고 있다.

◇적조의 원인과 생물

= 적조는 해양에 서식하는 동·식물성 플랑크톤, 원생동물 및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이 일시에 다량으로 증식됐거나 물리적으로 집적돼 바닷물의 색깔을 변화시키는 현상이다.
이 가운데 적색을 띠는 플랑크톤이 다량 증식하거나 바닷물 색깔을 변화시키지 않더라도 수산생물 및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현상을 유해적조라고 한다.
적조생물은 규조류와 편모조류로 나눌 수 있다. 코클로디니움, 기로디니움, 헤테로시그마 등 다양한 적조생물이 있다. 그러나 81년을 전후로 국소적으로 발생한 저밀도 적조가 10일이상 장기간 지속되는 고밀도 적조가 일기 시작했다.
급기야 98년부터 남해안 일대에서는 해가 갈수록 큰 피해를 주는 등 편모조류인 코클로디니눔의 속이 빈번하게 출연하고 있다. 편모조류는 비타민류·미량금속·특수유기물 등 증식촉진물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이는 계속 오염이 증대되면서 바다환경이 악화돼 직접 피해를 주는 해수의 성질로 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근거는 적조생물의 대량 증식원인으로 육상오염원을 꼽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월 국내 어업인·대학교수·공무원 등 13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적조발생의 최대 원인으로 77%가 육상오염물질의 연안유입을 꼽았다.
또 양식어민들에게도 책임을 묻기도 했다. 해상가두리에서 적조피해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어업인들의 고밀도 양식과 양식장 환경관리의 미흡이 50%를 차지했다. 때문에 바다 휴식년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가고 있다.이와 함께 적조 예방을 위한 첨단연구의 부족과 대응상의 문제(28%), 적조발생시 양식어업인의 부적절한 대응조치(11%)가 그 뒤를 이었다.

◇적조의 피해

= 해양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2일부터 9월27일까지 지속된 유해성 적조로 인해 526만8000마리의 어류가 폐사해 모두 49억원의 피해를 보았다.
이에 앞서 81년에는 집노디움미키모토 적조 8건(마산·진해)으로 17억원의 피해를 본 반면, 82년부터 88년까지 같은 적조로 15~40건이 발생했지만 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코클로디니움이 발생한 89년에는 남해안일대에 39건이 발생해 적게는 1억6000만원, 많게는 194억원의 대규모 피해를 주었다. 특히 95년에는 전남·경남·부산·경북·강원이남까지 적조가 확산돼 764억원이라는 사상최대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적조발생해역과 시기

= 적조현상은 세계의 모든 연안해역에서 널리 발생하며 특히 일본의 세토 내해와 미국의 캘리포니아 연안, 동안아시아 연안과 북해 연안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계절에 관계없이 남해·서해·동해 등에서 상습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적조생물은 규조류에서 편모조류로 바뀌어 고밀도화 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적조발생시기는 81년까지는 7·8월에 발생했으나 이후에는 4월에도 적조가 발생, 점점 빨리 발생되는 추세를 보이는 한편, 12월에도 적조현상이 관찰돼 폭이 넓어지고 있다.
그러나 주 발생시기는 매년 고수온기인 7~9월이며, 지속기간도 80년에는 20일 정도였지만 이후에는 장기적인 적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적조생물은 남해안과 동해남부 연안 등 폐쇄성이 짙은 내만에서 자주 발생하고 있다.

◇적조 방제 및 대책

= 현재 국내외적으로 알려진 적조생물 구제방법은 약품으로 적조생물을 죽이는 화학적 방법과, 적조생물을 흡착 및 응집시키는 물리적 방법, 살상세균에 의한 생물학적 방법이 있다.
이 가운데 현재 최고의 방제방법은 황토살포다. 이 방법은 물에 희석될 경우 콜로이드입자가 해수 중에 영양물질·작은플랑크톤 등 현탁 물질을 응집·흡착하는 성질이 있다는 것에 착안해 적조생물을 황토에 응집, 침전시키는 원리다.
황토를 효율적으로 살포하기 위해서는 바지선에 황토를 적재해 해수를 뿌려 황토가 저절로 바다로 유출하는 방법과, 황토살포기 살포, 전기분해 한 전기해수에 황토를 혼합해 황토살포기로 살포하는 방법이다.
관련기관에서는 각종 구제방법을 연구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황토살포가 방제의 으뜸이며 선행되어야 할 것이 어민들의 어장관리다.
최근 국립수산진흥원이 조사한 결과에는 단기적인 대책으로, 오폐수처리장과 연안어장 정화 등 기초환경시설의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적조예찰 예보 및 방제활동 강화와, 오염물질 유입규제 관련 제도 정비 등이 병행되어야 장기적으로 적조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연간 5억원 미만인 적조관련 예산을 5억~20억원으로 증액해야 하고, 심지어 20억~100억원 이상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적조의 근본적인 대책은 제도개선 등 현실성 있는 모든 방법을 검토하고 최선책을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와 함께 일선 시군, 어민들의 공동노력과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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