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변화무쌍한 계절따라 척척 맞춰입는 사람을 보고 ‘멋쟁이’라 불렀다. 그렇다면 요즘은· 그 계절을 아예 무시하는 사람을 멋쟁이라 부른다. 이른바 ‘계절없는(seasonless)’ 것이 요즘 패션의 대세.

한겨울에 입던 가죽이 등장하고 한여름 액세서리인 선글라스가 사철내내 인기다. 이 두가지 아이템이 올 봄 ‘계절없는’ 유행의 선두주자가 될 듯하다.

▷가죽을 새롭게 정의하자 = 가죽하면 떠오르는 것은 중량감과 뻣뻣함, 다소 칙칙한 색깔과 뻔한 아이템(코트·재킷·스커트·팬츠). 올 봄 선보이는 제품은 이런 가죽에 대한 통념을 과감히 깨버린다.

일단 안감을 없애 매우 얇고 가벼우며, 가죽에 개더와 셔링(주름의 일종)을 넣어 부드러워 하늘거리는 연출까지 가능하게 했다. 광택이 있는 에나멜을 넣어 코팅하거나 프린트 무늬를 가미한 것도 눈에 띈다. 또한 과거의 전형적인 아이템에서 벗어나 가죽으로 만든 블라우스·셔츠·원피스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색깔도 다양해져서 핑크·연두 등 파스텔톤은 물론 암청색과 데님 청바지의 색을 원용한 것도 있으며, 화이트·블랙의 모노톤의 색 대비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선글라스로 복고풍 따라잡기 = 액세서리야말로 계절을 타지 않는 법. 선글라스의 렌즈와 색깔이 엷어지고 다양해져 실외용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실내에서도 착용하는 일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선글라스가 ‘패션소품’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것.

그렇다면 올 봄에 유행할 선글라스의 모양과 색깔은 어떤걸까. 아무래도 패션 전반에 불고 있는 ‘80년대 복고풍’의 영향을 받아 얼굴 절반을 덮는 잠자리테(보잉) 선글라스가 유행할 듯하다.

그 외에 스키장에서 쓰던 날렵한 디자인의 고글로 세련된 분위기를 내고, 남성풍의 사각 선글라스도 많이 선보인다. 색깔은 분홍·하늘·보라·노랑 등의 파스텔톤이나 하나의 색깔로 렌즈 안에서 엷기를 달리한 투톤 렌즈가 인기를 끌 것 같다.

올 봄에는 얇다못해 하늘거리는 브이네크 가죽 블라우스에, 봄바람에 나풀거리는 스카프를 두르고, 립스틱 색상과 동일계열의 화사한 선글라스로 유행 속 나만의 패션을 연출해 보는 것은 어떨지.

새천년 봄을 맞는 느낌이 한결 색다를 것이다. (도움말 = 신원‘비키’이은주 실장. ‘안경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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