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도내 미술계는 지난 4월 성산아트홀 개관으로 전시가 활기를 띠면서 프로 작가들의 전시와 더불어 아마추어 그룹전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고, 대신 기존의 상업화랑들은 경영 악화일로에서 새로운 구심점을 찾지 못해 허덕이는 이중 구조를 안은 채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먼저 진주 도문예회관이 민간위탁 운영되면서 전시가 활발하지 못한 가운데 창원 성산아트홀이 문을 열어 모든 전시가 창원으로 집중화되는 편중현상이 두드러진 것이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전시가 활발했던 마산 동서화랑·진주 예림화랑·진주 내고갤러리 등도 올해는 제대로된 전시 하나 유치하지 못해 상업화랑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빈곤했다. 그나마 백화점을 찾는 관객의 덕(?)을 보는 마산 대우갤러리만이 대관에 차질없이 현상을 유지했다.



회화 장르로는 취미로 미술을 배우는 주부들이 늘면서 구상회화가 관객들의 눈에 익숙해졌는데 작가들의 회화법을 그대로 답습하다보니 천편일률적인 그림의 일색으로 관객들의 정서를 피곤하게 하기도 했다.



두번째로 관심을 끈 것은 조각이다. 국제조각심포지엄이 산청과 창원에서 열려 조각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미술문화에 대한 인식을 한층 드높였다. 산청·합천·김해 등 지자체에서 조각공원을 잇따라 조성하는 붐도 일었던 한 해였다. 그러나 심포지엄시 작가 선정에 대한 고답적인 방법은 반드시 버려야 할 병폐로 지적되기도 했다.



세번째로는 성산아트홀의 역할론에 대한 찬반론이다. 성산아트홀이 생기면서 시민들에게 문화의 장을 열어놓은 것은 바람직하나 작가와 관객을 연결시켜주는 큐레이터 역할은 전무한 상태이고 진정 시민을 위한 이벤트성(대중에 다가가는) 기획전은 전혀 마련되지 않아 지역문화의 세련되지 못함을 그대로 묵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사고 있다.



하지만 청년작가들을 중심으로 용지공원에서 펼쳐진 야외미술제·설치·디자인·조각 부문 그룹전들은 작지만 관객들에게 생경한 미술세계로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진주지역 예술인들의 꿈틀거림은 다른 지역의 예술인들을 자극시키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다. 진주트리엔날레 창립기획전을 열어 문화수준을 높이는 시도를 했는가 하면 진주문화시민연대를 만들어 진주지역 문화의 자유성을 주장하고 지자체 문화정책에 일침을 가하는 문화주체로 예술인들이 자리매김하는 성과를 보였다. 흠으로는 미술단체장 간의 불협화음으로 인해 미술인들의 위상을 실추시킨 점을 들 수 있다.



이밖에 이규환·김대환·최태문씨 등 원로 작가들이 오랜만에 개인전을 열어 창작열기를 보여줬고, 크로스오버적 행사인 통영시화제 등 경남전업작가회의 구체적인 활동들이 돋보였다.



또한 30~40대 작가들이 작품성을 인정받으면서 하나 둘 돌출하는 것은 2001년의 도내 미술계를 밝게 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올해 경남지역 사진계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던 시기였다.



전국사진 공모전이나 전국사진촬영대회 등이 각 지부별로 해마다 관례적으로 치러오던 행사를 마친 것 외에는 특기할만한 사항은 눈에 띄지 않았다. 사협 마산지부의 세미누드전이나 사협 창원지부의 동아리 간담회 등 일반인들에게 사진을 접하는 기회 제공을 통한 저변확대를 꾀하는 노력은 꾸준히 계속되고 있지만 질적인 향상은 고려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사진작가들의 창작의욕도 고취시키지 못해 예년의 행사들을 답습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전시회로는 사진작가 공병철씨의 제1회 개인전 <백로의 계절>, 창신대 디지털 사진영상과 학생들의 <작품전시회> 등이 있었다.



12월에는 제6회 경남사진문화상 시상식이 있었는데 공로상에는 송병익(마산), 작품상 정기세(마산), 출판상 정현표(진주)씨가 각각 수상했다.



사협 경남도지회(지회장 김삼경)에는 현재 9개지부가 있고 350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