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화 하나. 피터 바부티는 재즈 연주자들을 웃길 수 있는 몇 안되는 코미디언중 하나였다. 그의 장기는 빗자루 연주였다. 그는 무대위에서 반주에 맞춰 심각한 표정으로 빗자루 나팔을 불며 갖은 폼을 다 잡곤 했다.

어느날 밤, 인디애나의 한 클럽에서의 일이다.

피트는 여느때처럼 자기 장기를 보이려 했으나 애지중지하는 빗자루를 찾을 수 없었다. 밴드의 모든 멤버들이 빗자루를 찾는데 동원되었고 결국 그들 중 한명이 옷장안의 진공청소기를 발견, 피트에게 가져다주며 반응을 살폈다.

한참동안 관찰하던 피트는 이렇게 말했다. ‘이건 안돼. 난 전자악기는 안 다루거든.’

수많은 재즈연주자들의 일화를 통해 그들의 인간적 면모를 보여줌으로써 느긋한 마음으로 재즈를 즐기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수년간의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한 빌 크로의 글은 재즈를 잘 모르는 이조차 재즈와 친숙하게 만들고, 재즈의 참 맛을 알도록 해준다. 빌 크로 지음. 윤태희 옮김. 316쪽. 열림원.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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