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의 서구철학연구는 독일 관념론에서 출발한다. 그런데 이 서구철학을 체계적으로 배웠다기 보다 일본의 동맹국인 독일철학, 독일 관념론에 초점을 맞춰 배워왔다. 그 가운데 데카르트에서 칸트로 넘어가는 그 사이가 완전히 빠져버렸다.’

대학밖에서 철학을 강의하는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철학사에서 고대의 초월철학과 근대의 주제철학을 동시에 벗어나 제3의 사유를 수립하는데 결정적 영감을 제공한 인물이 라이프니츠라는 사실. 우리나라 철학계에서는 데카르트에서 칸트로 넘어가는 시기가 완전히 빠져있다 할 정도로 소홀히 취급되어왔다. 라이프니츠의 탈근대사유가 중요한 것은 우리시대가 전통과 근대 그리고 탈근대에 관련된 화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책은 라이프니츠의 <모나드론>을 이루는 90개의 절을 8강으로 나눠 독해하고 라이프니츠의 철학체계를 꼼꼼히 정리하고 있다. 책 제목 ‘주름, 갈래, 울림’이 함축하듯 난해한 용어를 알기쉽게, 때로는 <블레이드 러너>나 <스타워즈>같은 SF영화도 대입시켜 라이프니츠의 형이상학담론과 결부시켜 논의를 전개해 보인다. 이정우 지음. 352쪽. 거름.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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