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우승에 한 맺힌 삼성이 달라졌다.

`우승 청부사' 김응용 감독을 영입한 삼성은 시범경기에서 파죽의 5연승을 거두며 지난 해보다 한층 강화된 팀 전력을 과시해 올시즌 팀 창단 20년만에 한국시리즈 첫 우승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은 출범 첫 해부터 호화 전력을 자랑했으나 모래알같은 팀 분위기와 포스트시즌에 약한 징크스 등으로 한국시리즈 준우승만 6번 차지하며 상대팀의 우승 헹가레를 지켜만 봤다.

최근에는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타 팀의 주전선수들을 마구잡이 스카우트했으나 오히려 우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선수단이 주눅들면서 93년 이후 한국시리즈에도오르지 못하는 부진을 보였다.

그런 삼성이 김응용 감독 부임이후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강력한 카리스마의 김 감독은 사령탑에 앉자마자 `이름보다는 실력'이라는 원칙아래 선수들을 장악했고 스타의식에 젖어 있던 선수들이나 후보선수로 출장기회를 갖지 못하던 선수 모두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팀 내 간판스타였던 임창용은 전지훈련 도중 귀국하는 돌출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켰으나 '훈련하지 않는 선수는 쓰지 않겠다'는 김감독의 강경한 입장에 풀이 죽고말았다.

삼성의 변신은 사령탑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이승엽·김기태가 이끄는 좌타선에 오른손 거포 마해영이 가세해 8개구단 최강의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했고 상대적으로 열세이던 투수진마저 어느해보다 탄탄해졌다.

벤 리베라가 마무리로 연일 쾌투해 믿음직스럽고 지난 시즌 부상으로 부진했던노장 이강철의 부활과 어느덧 신인티를 벗은 배영수와 이용훈도 마운드의 활력소로등장했다.



여기에 `슈퍼 루키' 이정호까지 가세한다면 매년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됐던 삼성마운드는 어떤 팀도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철벽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85년 한국시리즈를 거치지 않고 전후기 통합우승을 차지한 것이 유일한 챔피언의 기억인 삼성이 올해는 '가을 축제'에 맺힌 한을 풀 수 있을 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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