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그림엔 봄이 묻어나온다. 속세를 뒤로하고 온 계절 오고 감을 가장 가깝게 느낄 지리산 토굴속 스님의 그림에, 모든 계절을 앞서 봄이 느껴진다.

내달 4일부터 10일까지 서울 인사동 덕원갤러리에서 열리는 ‘걸망에 담긴 산승이야기-비구 노사나전’에서는 유난히 눈이 많았던 지난 겨울 외지인의 발길이 끊긴 토굴속에서 구도로 빚어낸 아름다운 작품 30여점을 만날 수 있다.

노사나 상묵 스님의 11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회에서는 특히 섬진강의 조약돌과 모래를 캔버스에 옮겨 독특한 질감과 색감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선뵐 예정이다. 작은 모래 알갱이가 어울려 자아내는 거침과 부드러움 속에 수행자의 고뇌와 삶, 자연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한껏 담아냈다.

“생각 같아선 지리산과 섬진강을 몽땅 전시장으로 옮겼으면 했는데 인간의 욕심을 자연이 용납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스님은 “출가한 사람은 고향이 없는 법이네”하신다.

이번 전시회에는 <고요한 겨울 이야기> <죽비소리> <산넘어 저쪽> <선을 찾아 떠나는 수행승> <겨울이 남긴 고향이야기> 등 끊임없이 구도의 자세를 취하려는 스님의 맑은 고백과 그를 감싸안는 자연의 따스함을 그대로 담아 세파 속 찌든 도시인의 영혼을 맑게 해줄 좋은 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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