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천국...발길에 차이는 즐거움

거제는 ‘해수욕장의 천국’이다. 거제도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이 아름다운 해수욕장과 해안마을일 정도로 도내 20개 시군 중에서 여름철 관광지로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어딜가던 어느 해수욕장을 가던 나름대로의 운치와 낭만을 즐길 수 있고 ‘한여름밤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동남쪽 해안가와 해수욕장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이처럼 아름다운 거제의 바닷가와 해수욕장 모두 소개하기에는 2개 지면이 부족할 정도다. 이번주와 다음주가 휴가철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총각기자’가 둘러본 곳 중에서 7곳을 엄선했다.

△‘이름값 하는 모래해변’ 명사

남부면 저구리에 있는 명사해수욕장은 그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백사장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해수욕장이다. 300m가 조금 넘는 백사장을 가진 조그만 해수욕장이지만 모래 곱기가 거제에서 첫손에 꼽아도 괜찮을 듯 하다.
또한 남단에 위치하다보니 수온이 적당하고 수심 또한 깊지 않은데다 백사장 뒤편으로 울창한 노송 숲도 있어 가족단위 휴가객들에게 좋을 듯 하다. 또한 간조 때면 백사장 부근에서 아이들과 조개나 게 따위를 캐거나 잡을 수 있어 학습에도 도움이 될 듯 하다.
백사장 뿐만 아니라 해안 가까이에 있는 낚시터도 소문이 자자하다. 낚시터로 이름난 대·소병대도에서 낚시를 할 수도 있다. 명사를 출발해 홍포·여차를 연결하는 드라이브 코스는 말로 설명이 어렵다.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을 바라보며 탁 트인 느낌을 받는 것도 잠시, 어느샌가 찾아오는 석양에 눈시울마저 뜨거워진다.

△‘파도가 빚어내는 비경’ 여차몽돌

남부면 여차리에 위치한 여차몽돌해수욕장은 거제도의 해수욕장 중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명사에서 출발, 홍포를 거쳐 여차에 이르는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벗삼아 달리다보면 전형적인 어촌마을에 도착하게 되는데, 마을 앞 아담한 포구에 흑진주 빛깔을 띤 몽돌들이 기다랗게 널려 있는 곳이 여차몽돌해수욕장이다. 원래는 낚시꾼들에게 유명한 곳이지만 지금은 일반인에 널리 알려져 있는 명소다.
태평양을 향해 바라보고 섯노라면 제각기 키가 다른 섬들이 마을을 향해 달려오는 듯한 한 폭의 수채화를 볼 수 있다. 때마침 청명한 하늘에서 밝은 햇볕이라도 내리쬘라면 쪽빛 바다에 이는 거센 파도와 함께 은빛 반짝이는 화려한 그림도 담아갈 수 있다.
궁중악사 종문과 미단공주의 슬픈 사랑을 그렸던 영화 ‘은행나무 침대’의 촬영지이기도 한 여차몽돌은 맑고 깨끗한 바다와 힘세고 드높은 파도, 굵고 큼직한 몽돌이 주위의 기암절벽들과 함께 비경을 이루고 있는 거제 최고의 해수욕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몽돌과 비경의 교향곡’ 학동몽돌

동부면 학동리에 위치한 학동몽돌해수욕장은 현재 거제에서 제일 유명한 해수욕장으로 꼽아도 되겠다. 흑진주 같은 몽돌해변이 1.2km 정도 펼쳐져 있고, 노자산과 가라산이 학동을 보좌하고 있다. 학동이 유명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몇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해안도로를 따라 동백림과 팔색조를 비롯해 해금강까지 비경이란 비경은 한 눈에 다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해변에 앉아 귀를 잘 귀울여 보면 된다. 파도가 밀려왔다가 밀려가면서 몽돌이 데구르르 구르면서 내는 ‘딸그락’ 혹은 ‘따다다닥’하는 소리는 학동을 떠난 몇 달 뒤에도 잊혀지지 않는 교향곡이다.
몽돌 구르는 소리와 파도, 해변의 밤은 학동을 찾는 발걸음을 매번 부여잡는데 특히 해변축제와 기간을 잘 맞춘다면 일석이조, 일석삼조의 휴가를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만 약속해야 한다. 절대로 몽돌을 불법으로 반출하지는 말자.

△‘화려함 보다는 실속파’ 구조라

일운면 구조라리에 위치한 구조라해수욕장은 U자형 내륙형 해안지대라서 호수같이 잔잔하고 조용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해수욕장이다. 6·25 이후 미군들이 해수욕장으로 사용했을 정도로 오래된 해수욕장이며, 거제에서도 손꼽히는 해수욕장이다.
구조라 역시 수심이 완만하고 부드러운 백사장을 보유하고 있어 연중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화려함보다는 실속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구조라를 찾는다.
1km 정도 되는 백사장도 좋지만 해수욕 하기에도 안성맞춤인 수심과 수온도 빼놓을 수 없다. 물론 거제의 해수욕장이 대부분 그러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구조라는 특히 더 알맞다. 내도와 외도·해금강 등을 관광할 수 있는 유람선도 구조라에서 이용해 볼 만 하겠다.

△‘정감있는 바닷가 풍경’ 와현

일운면 와현리에 있는 와현해수욕장은 길이보다 폭이 넓어 넉넉한 백사장을 발 밑에 둘 수 있는 곳이다. 신선이 바다를 향해 누워있던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처럼 백사장에 팔베게 하고 누워 바라보는 바다와 마을풍경이 편안하고 정감있다.
이곳 역시 백사장의 모래가 곱고 수심이 낮으며 수온도 비교적 따뜻한 편이어서 가족단위 휴가객들의 발길을 부여잡는 곳이다. 바로 옆 구조라해수욕장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그 명성에 가려진 면이 조금 있지만 와현의 자연경관도 절대 빠지지 않는다.
왼편에 있는 갯바위에서는 낚시를 할 수도 있고, 얕은 물가에서 아이들과 함께 고동을 잡아도 즐거운 하나절이 될 수 있다. 와현에서 뜨는 유람선을 타고 해금강이나 외도를 잠시 유람하는 것도 휴가 프로그램에 넣어도 되겠다.

△‘모래와 몽돌의 데이트’ 흥남

장목면 시방리에 위치한 흥남해수욕장은 경사가 완만하고 모래가 고운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고운 모래사장 오른편에는 몽돌밭도 위치해 일석이조의 휴가를 보낼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완만한 경사를 따라 수심이 깊지 않다는 것이다. 모래사장에서 제법 멀리까지 들어가도 어른 키 높이도 되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찾아도 안심하고 물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천혜의 낚시터인 이수도가 앞면에 자리하고 있어 낚시를 좋아하는 낚시꾼들은 이곳 흥남에서 해수욕도 하고 이수도에서 낚시도 하기 위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며 찾기도 한다. 깊지 않은 물속을 걸어다니며 작살 등을 이용해 물고기들을 잡는 재미도 체험할 수 있다.
부산과 태평양으로부터 밀려오는 파도와 바람에 맞서 낭만있고 스릴있는 여름휴가를 보내기에 제격이다. 몽돌과 백사장이 손맞잡고 있는 흥남은 그들의 협연과 함께 추억을 담아갈 수 있는 곳이다.


△‘잔잔한 몽돌의 아늑함’ 농소몽돌

장목면 농소리에 위치한 농소몽돌해수욕장은 거제에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몽돌 해수욕장이다. 몽돌밭이 무려 2km에 이르는, 이름난 학동몽돌해수욕장 두 배 규모다. 게다가 운동장 트랙을 생각나게 하듯 바다를 반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몽돌밭은 다른 몽돌밭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농소에 있는 몽돌은 크기가 귀엽고 앙증맞다. 한손에 몽돌 몇 개를 쥐고 있자면 어릴적에 하던 공기놀이가 생각난다. 지금은 꽤나 알려져 있지만 별로 알려지지 않았을 때는 호젓한 피서지로서 제격이었다. 끝없이 펼쳐져 있는 새까맣고 잔잔한 몽돌밭을 걸다보면 이보다 더 좋은 만병통치약은 없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햇볕에 적당히 달구어진 작은 몽돌이 지압이나 찜질효과를 양껏 얻게 해주기 때문이다.
거센 파도의 남해 송정과 잔잔한 상주의 대비되는 모습처럼 농소몽돌은 남단의 여차몽돌의 거셈에 반대해 잔잔하고 아늑함을 자랑하는 엄마품 같은 곳이다.

△ 찾아가는 길

거제 안에서는 대중교통이 그렇게 편리한 편은 아니다. 또한 가족단위로 제법 많은 짐들을 가지고 이동을 하는 휴가철이어서 자가차량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할 듯 하다. 마산에서는 진동방면으로 국도2호선을 타고 가다 14호선으로 바꿔, 진주에서는 국도 33호선을 이용해 고성을 거쳐 거제에 이르면 된다. 대교를 건너자마자 오른편 길로 접어들어 해안길을 벗삼아 휴가지에 닿아도 되고, 사곡삼거리에서 섬을 가로지르는 내륙길을 이용해도 된다. 동북부에 위치한 해수욕장을 찾는다면 오른편 길로 접어들지 말고 곧바로 직진해 휴가지에 도착하면 되겠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통영 시외버스터미널이나 고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타면 되지만 휴가철인데가 넉넉한 편은 아니어서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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