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과 창원은 피서지로서 유명한 곳이 많지는 않다. 특히 창원은 마산과 진해에 비해 바닷가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대부분이 ‘오염된’ 마산바다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마산 바닷가는 아예 피서지로 생각지도 않는다. 하지만 마산 동남쪽 곳곳에는 여름철 무더위를 씻을 수 있는 곳도 많고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도로를 내달리는 맛도 좋다. 일류 관광지는 아니지만 가까운 마산·창원 바닷가 6곳을 소개한다.


△잊히기 전에 한번 다녀오자 ‘광암’

광암 바닷가는 통영으로 넘어가는 국도를 타고 가다 진동에서 좌회전 해서 조금만 들어가면 닿을 수 있다. 마산시내에서 20분도 안 되는 거리이기 때문에 별 부담없이 갖다올 수 있다.
이전에는 광암 해수욕장이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폐장되었다. 하지만 제법 너른 모래밭이 광암 해안가에 펼쳐져 있고, 방파제에서는 언제나 낚시대를 바다에 드리우고 있는 낚시꾼들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화려한 바닷가는 아니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왔다가 편안함을 품에 안고 갈 수 있는 곳이다. 주변에 횟집이 많아 싱싱한 회만 맛보고 가도 좋겠다. 다만 사라져버린 해수욕장에 대한 추억이 아쉽기만 하다.

△즐거운 드라이브 코스 ‘명주·욱곡’

몇 년전만 해도 명주와 욱곡을 잇는 아름다운 해안도로는 비포장이었다. 하지만 초보 운전자들도 씽씽 신나게 달릴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바다 풍경을 놓치지 않을 만큼 길이 잘 닦여 있다. 명주와 욱곡은 분위기가 너무나 닮아 있다.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풍경이 그렇고 아기자기한 갯벌이 그렇고, 조용하고 아늑한 마을 분위기가 그렇다. 바닷물에서 낚시대를 던지는 풍경이 그렇고,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모습이 그렇다.
욱곡에서는 저 멀리 구복해안과 콰이강의 다리도 보인다. 미리끝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카메라에 담아내기 바쁘다. 석양무렵의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해안도로를 내달리는 맛을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어울리지 않는, 오히려 그 핑계가 후회스러울 수 있는 해안도로를 지금이라도 달려보자.

△콰이강의 다리가 아름다운 ‘저도’

구산면 서남쪽 바다 끝에 있는 구복해안을 달리다보면 아름다운 해안 풍경에 어느새 눈이 즐거워진다. 들쭉날쭉한 해안과 구불구불한 길은 드라이브에 제격이다. 마을 앞에는 일명 돼지섬이라고 불리는 저도가 있다.
저도는 바닷바람을 쐬고 싶어하는 마산·창원지역 사람들의 발걸음이 일년내내 끊이질 않는 곳이다. 저도 북쪽으로 장구섬·곰섬·닭섬 등 제법 많은 무인도들이 흩어져 있어 저도의 풍광을 더욱 빛나게 한다. 또한 물살이 세지 않고 아늑하고 깨끗한 해안가는 마음 편히 쉬었다 갈 수 있는 좋은 피서지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저도가 이름을 빛내는 것은 일명 콰이강의 다리라고 불리는 저도 연륙교다. 차 한 대가 겨우, 그것도 승용차 정도만이 지날갈 정도로 좁은 다리가 저도와 구복해안을 연결하고 있다. 다리모양이 그렇게 예술적인 맛을 풍기지는 않지만 묘한 마력에 이끌리 듯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때마침 보트 한 대가 다리 아래로 지나갈때면 다리위로 지나가는 승용차와 함께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해낸다.

△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유원지 ‘가포’

가포는 마산의 대표적인 유원지로서 한때는 해수욕장으로,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던 곳이다. 육지쪽으로 깊숙이 휘어 들어와 호수 같은 잔잔함과 함께 아늑함을 동시에 준다. 바다 뒤편에는 갈마봉이 있다. 목 마른 말이 물을 찾는 형상이라 하여 불리는 갈마봉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바라보는 가포는, 특히 밤의 야경은 아름답다. 맞은편 삼귀해안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깝게 들어온다.
각광을 받던 해수욕장은 바다오염으로 일찌감치 문을 닫았지만 음식점들과 횟집 등이 들어서며 지금은 유원지 역할을 하고 있다.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다는, 도심에서 가깝다는 점이 최대 장점일 듯 하다.

△그림같은 밤 풍경 ‘삼귀’

마산 봉암동과 창원·진해를 잇는 다리가 봉암다리다. 많은 차량의 통행으로 정신이 없지만 봉암다리를 건너자마자 두산중공업 옆으로 난 해안도로를 조금만 들어가자만 삼귀해안을 만날 수 있다. 삼귀는 귀곡·귀산·귀현, 세 마을을 합쳐 부르는 이름이다.
많은 횟집이 들어서있어 밤바다를 바라보며 회를 먹는 맛도 좋지만 도심에서 멀지 않고 바다를 만끽할 수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떠오르고 있는 곳이다. 특히 여기서 바라보는 마산의 야경은 마산에서 아래로 굽어보는 것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가포 해안의 음식점들에 불빛이 들어오고 시가지가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면 가히 장관이다.
바쁜 일상 때문에 시간이 나지 않거나 빡빡한 호주머니 사정으로 먼 곳을 다녀올 형편이 못되면 간단한 낚시도구 몇몇 챙겨, 간단한 먹을 거리 조금 챙겨 훌쩍 떠나보자.
마산과 창원에도 하루를, 내 몸을 맡길 해안이 많다는 점을 잊어버리지 말자.

▶ 찾아가는 길

마산이나 창원에서는 통영으로 넘어가는 국도 2호선을 따라가다 진동으로 좌회전, 광암에서부터 해안길을 올라오며 구경해도 된다. 아니면 반대로 시내에서 국도를 타지 않고 해안선을 따라 둘러본 뒤 진동에서 국도 2호선을 타고 마산으로 넘어와도 된다.
하루 동안 다 둘러볼 수 있는 거리에 있고, 시내에서도 그렇게 멀지 않아 부담이 덜 하다. 대중교통도 넉넉하지는 않지만 비교적 많이 다니는 편이다. 게다가 가는 곳마다 횟집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어 회를 먹는 즐거움도 빼놓아서는 안 될 것 같다. 숙박을 할 만한 곳도 곳곳에 있고, 낚시를 할 만한 곳도 도처에 널려있다.
자가차량을 이용하면 더 좋을 듯 하다. 왜냐하면 해안도로를 달리는 즐거움이 크기 때문이다. 바닷바람을 쐬며 시원한 풍경을 눈에 담으면 어느덧 더위는 저만치 멀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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