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녕군 영산면 출신 김홍식(43·목사·진해문협 회장) 시인이 고향 사랑의 마음을 모은 네번째 시집 <영산 사랑 노래>를 펴냈다.
‘육남매의 고향1·2·3’과 ‘영산 아이들 회상 여행’ 등 대부분의 시편들은 식구들과 초등학교 시절의 ‘씨동무들’을 대상으로 쓴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의 주인공 또는 배경에는 영축산과 함박산·원다리·연지 등 영산의 풍물들이 등장하는데,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시인의 사진 자료 20장도 함께 실려 있어 30대 중반 이상의 독자들에게는 아련한 옛 기억을 떠올리게도 해 준다.
“청상의 울 엄마/……/눈물 흘린 수 세월/아들 삼형제 데불고/산언덕 닳도록/오르내린 선산 삐알밭 얇데기”(‘낙동강 애환 사연’ 중) 같은 시는 적당하게 어우러진 사투리가 빛을 내며 지난 한 시절의 풍경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이번 시집의 또다른 특징은 쉽게 읽힌다는 것. 하지만 이 말은 곧 지나치게 범상하다는 말과도 이어질 수 있으니 좋다는 뜻만은 아니다.
특히 “근엄한 대장부로/지순한 여인으로”(‘육남매의 고향’)나 “사대부의 후예들”(‘영산 아이들 회상 여행’ 등), “양반이 아니어도 그는 장엄했다”(‘문호장 영험 1’)에서 보이는 시인의 상상력은 봉건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182쪽. 도서출판 경남. 5000원.
김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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