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년여 동안의 소송을 통해 어렵게 체불 퇴직금을 받게 된 삼미특수강 출신 노동자 1700여 명이 1000만원을 모아 난치병 환자들과 방송사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97년 삼미특수강이 부도 나면서 창원특수강으로 옮겨간 이들은 15일 오후 회사 대강당에서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퇴직금 정산추진반 해단식을 갖고 이같은 내용으로 성금을 전달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행사에서 정산추진반 대표 박종길(41·안전환경부 근무)씨는 “지난 3년 동안 회사가 부도난 상태에서 퇴직금을 못받는 바람에 심리적 불안과 생활상 압박을 느껴야만 했다”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으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 성금을 모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서 “이 가운데 500만원은 암과 뇌종양 등으로 투병 중인 환자 3명에게 나눠주고 나머지 500만원은 마산MBC를 통해 기탁하기로 했다”며 “받는 사람의 이름은 요청에 따라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노동자는 지난 10월 서울고법에서 승소 판결을 받은 데 이어 회사쪽이 상고를 포기하는 바람에 11월 최종적으로 퇴직금 630여억원을 모두 받아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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