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서 기다렸다 먹어도 다리 아픈줄 모르는 맛

점심시간.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경남대 앞 식당을 기웃거리다 보면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작은 식당 앞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 조금 기다리더라도 꼭 여기에서 밥을 먹고야 말겠다는 그 사람들. 도대체 무슨 이유에설까?

   
 
   
 
그 까닭이 궁금해 사람들이 한창 붐비는 때를 피해 5·2 돈가스를 찾아갔다. 오후 8시가 넘은 시간인데 그래도 사람이 많다. 역시 대학가답게 학생들이 대부분. 하지만 중년의 아저씨나 아주머니들도 꽤 보인다.

크리스천인 주인이 틀어주는 조용한 성가가 끊임없이 흘러나온다는 것 외에는 일반 분식점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의 아담하고 소박한 식당. 돈가스와 스파게티가 주 메뉴이지만 레스토랑처럼 화려하지 않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서라도 이 식당의 밥을 먹으려는 이유는 역시 맛!

메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은 돈가스 스파게티를 비롯한 일곱 종류의 돈가스. 이 돈가스의 독특한 소스가 인기의 비결이다. 다른 돈가스와 달리 소스가 자극적이지 않다. 담백하고 좀 더 고소하다. 약간 매콤한 맛도 나고 아무튼 색다르고 맛있다.

또 돈가스의 고기가 도톰하고 씹는 맛이 있다.
맛의 비결이 궁금해 주인 조상열(50)씨를 만나봤다. 사실 5·2 돈가스는 5·2 분식이라는 이름으로 12년 전 경남대 앞에 문을 열었다. 그리고 돈가스가 주 메뉴가 된 것이 7년 전. 퓨전요리가 한창 인기를 끌기 시작할 때 선보인 돈가스 카레밥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어느 요리사에게서 어깨 너머로 배워 만든 돈가스가 일본식이어서 우리 입맛에 맞지 않았다고. 그때부터 우리식 돈가스를 개발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아직 우리 맛이 완성되지 않았다고 여기는 주인에 의해 5·2 돈가스의 돈가스는 끊임없이 연구·개발되고 있는 중!

우리 돈가스의 특징은 담백하고 고소한 맛. 5·2 돈가스는 그런 맛을 최대한 살려냈다. 보통 등심을 쓰는 것과 달리 함박살을 써서 고기가 힘이 있고 고소하다. 밀가루는 한번 볶아서 쓰고 소스에는 카레 가루가 들어간다. 그리고 밝힐 수 없는 극비의 그 무엇인가가 5·2 돈가스만의 소스를 완성시킨다.

5·2 돈가스의 메뉴들은 비슷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돈가스 스파게티와 돈가스카레밥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지난 3월에는 버섯돈가스를 개발해 첫선을 보였는데, 특히 중년의 어른들이 좋아한다고. 큼직한 버섯이 부드러운 소스, 고기와 함께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다른 식당들과 가격은 비슷한데 손님의 90% 이상이 학생들이라 양이 넉넉하다.

자, 맛이 궁금하다면 길게 늘어선 그 줄에 합류해보도록. 기다리는 시간도 행복하게 만드는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참, ‘5·2’는 예수가 떡 5개와 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의 사람들을 먹였다는 성경의 구절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버섯돈가스 5000원, 돈가스 스파게티 4500원, 돈가스카레밥 4000원.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 (055)248-5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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