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혁(22·빙상연맹)의 1500m 세계신기록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낼 가능성을 높여준 낭보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규혁은 16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올림픽 오발피날레 국제대회 남자 1500m에서 야코 얀 리우완흐(네덜란드)가 보유한 세계기록을 0.36초 앞당긴 1분45초20에 결승선을 통과, 이마이 유스케(일본·1분45초49)를 제치고 1위를 했다고 알려왔다.

최근 캐나다에서 열린 월드컵시리즈 500m와 1000m에서 거푸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절정의 기량을 보였던 이규혁은 이날 중거리인 1500m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규혁은 원래 500m와 1000m의 단거리 전공이지만 최근 1000m 기록이 세계기록에 접근하면서 1500m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본격적으로 훈련을 시작했었다.



특히 이날 세운 1분45초20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한국기록을 무려 1초85나 넘어선 호기록이어서 최근 이규혁의 절정의 페이스를 실감케했다.

배기태-김윤만의 뒤를 이을 한국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아온 이규혁은 97년 세계선수권대회 500m 우승으로 나가노올림픽에서 기대를 모았지만 경험부족으로 메달획득에 실패, 아쉬움을 남겼다. 올림픽 후유증으로 한동안 부진했던 이규혁은 이내 심기일전, 약점이던 후반 체력저하를 상당히 극복했고 지난해 5월부터 왕년의 빙상스타 제갈성렬(32)씨의 기술지도를 받으면서 다시 한번 세계정상에 우뚝섰다.

현재 500m 세계기록보유자 시미즈 히로야스(일본)와 제레미 워더스푼(캐나다) 등 라이벌들이 건재하지만 이규혁의 기록향상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 2월 열리는 올림픽에서 충분히 이들과 금메달을 다툴 수 있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윤원호(50) 빙상연맹 전무이사는 “지금 이규혁에게 중요한 것은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정신력”이라며 “1500m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만큼 조만간 주종목을 결정해 집중적으로 훈련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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