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 진풍경, 서점가 썰렁 복사집 북적


새학기 들어 새내기를 맞은 대학가가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덩달아 분주해진 대학 주변 서점과 복사점간에 묘한 대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상대와 경남대를 비롯해 창신대 등 대학가 주변 서점들은 신입생의 교재 구입시기에 맞춰 일제히 일반서적의 취급 비율을 줄이는 대신 각 학과의 강의교재를 진열, 전공관련 서적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그런데 취업난을 반영이라도 하듯 입학 때부터 전공은 외면한 채 자격증이나 공무원 시험에 대비한 서적을 찾는 ‘새내기답지 않은 새내기’들이 있는가 하면 무거운 전공서적을 구입하기 보다 복사본을 택하는 ‘실속파’까지 늘어 학생을 대하는 서점 주인들의 표정이 밝지 못하다.

경남대 앞 ㄱ서점 주인은 “해마다 이맘때면 서점을 찾는 신입생들로 분주하지만 해가 갈수록 전공서적을 보유해야할 필요성은 희박해지는 것 같다”며 “전공책을 맡기고 술을 마시던 시절과는 책의 가치가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또 창신대 앞에서 서점일을 보고 있는 김모(30)씨도 “요즘에는 신입생 가운데도 자격증이나 공무원 시험에 대비한 책을 찾는 이가 있는가 하면 복사로 대신하는 경우도 많다”며 “최근의 취업난이 빚어낸 풍경이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반면 대학가 근처의 복사 집은 새학기 분위기가 고스란히 반영돼 밀려드는 복사와 인쇄물 때문에 쉴 틈이 없을 정도다.

경남대 앞의 한 고속 복사점 주인은 “전공책의 경우 대부분 무겁고 가격도 만만치 않은데다 한 학기동안 절반도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해 복사물로 대신하는 학생이 제법 있다”며 “경험에 비추어 고학년일 수록 복사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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