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속 자장면…시간 지나도 ‘쫄깃’

‘장독’. 뭐하는 곳일까? 이름만 들어서는 도무지 모르겠다. 하지만 식당이라는 말을 들으면 대충 ‘아, 요즘 옹기그릇 쓰는 게 유행이라더니 이 식당도 그런가보다’하는 짐작을 한다. 그렇다면 옹기그릇에 무엇을 담아 내놓을까?

   
 
   
 
바로 자장면! 옹기에 자장이라, 뭔가 특이하다. 하지만 다른 생각을 하기 전에 ‘대체 배달은 어떻게 하지?’하는 궁금증과 걱정이 동시에 생긴다. 깨지기도 쉽고 무겁다. 또 투박스런 멋 때문에 도난 당하는 일도 부지기수. 그래서 장독은 배달을 하지 않는(가까운 곳은 안면관계로 배달) 자장면 집이다.

배달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 손님들은 꽤 당혹스러워 한다. 하지만 찾아가 먹어보면 ‘과연~’싶다. 깔끔하고 소박한 멋이 있는 인테리어, 다른 중국집과는 또 다른 맛이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재미있는 이름으로 쉽게 씌어진 메뉴도 눈길을 끈다.

음식업에 종사한지 10년이 넘은 김영석(31)씨와 부인 홍희승(30)씨가 함께 운영하는 장독은 새롭게 단장을 하고 난 후 지난 1일 다시 양덕동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장독이란 이름으로 산호동에 자리잡은 것은 벌써 4년째. 옹기그릇의 독특함과 새로운 맛으로 이미 꽤 알려진 집이다.

옹기그릇은 김영석씨가 옹기의 투박한 멋과 음식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에 반해 관심을 갖게 됐던 것. 마침 식당을 처음 열 때 다른 자장면집과 차별화를 시도하려고 고민하던 차에 옹기그릇에 자장면을 담아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장독의 대표적인 음식이라면 단연 자장면! 장독의 자장면은 좀 색다르다. 우선은 면이 훨씬 쫄깃쫄깃하고 시간이 꽤 지나도 쉽게 불지 않는다. 비결은 적당한 반죽, 삶는 시간과 온도, 그리고 그 무엇! 면의 반죽에는 특별한 그 무엇인가가 들어간다. 당연히 비밀이다.

그리고 자장의 맛도 색다르다. 진한 맛의 깊이가 있고 느끼한 맛은 전혀 없다. 기름을 적게 쓰고 양파를 많이 쓰는 것이 맛을 내는 방법이라고 한다. 중국음식을 만들 때는 양파를 많이 쓸수록 맛이 나고 건강에도 좋다고. 야채와 고기는 듬뿍듬뿍 큼직하다. 먹는 사람에 따라 취향이 다르지만 야채와 고기가 도톰하고 큼직해 씹는 맛이 더 좋다.

중국음식이지만 전혀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것이 장독 음식들의 특징이다. 맵고 짠 자극적인 맛도 줄였다. 특별한 날에만 가끔 먹는 자장면, 짬뽕이 아니라 매끼 밥 대신 먹어도 부담 없을 정도. 야채와 해물, 고기 등 재료도 매일 신선한 것으로 직접 골라 듬뿍 넣는다.

장독에서는 다른 집에서는 보기 힘든 메뉴가 있다. ‘아무거나’가 바로 그것이다. 편하게 찾아와 편하게 먹고 갈 수 있도록 배려해 만든 메뉴. 특정 요리를 지칭하는 말은 아니다. 그저 고민하지 않고 부담 없이 찾아가 “아무거나 주세요”라고 말하면, 주방장 김영석씨가 손님을 보고 취향을 판단해 음식을 내놓는다. 그때그때 바뀌는 메뉴지만 주인이 알아서 내놓는 요리이기 때문에 더욱 최선을 다해 만든다고. 초복이 되면 삼계탕을 ‘대접할’ 계획이란다.

장독은 편안한 밥집이기도 하다. 중국음식 외에도 된장찌개 등의 한식메뉴와 각종 술안주도 있다. 그래서 오후 11시 넘어서까지 장독의 문은 열려 있다. 자장면 3000원, 짬뽕, 볶음밥 등 각종 중국음식 3500~4500원. (055)297-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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