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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방송법에서조차 지역 '왕따' 시킬 것인가

최규정 기자 2000년 11월 27일 월요일
시청자가 직접 기획·제작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시민단체나 시청자들의 관심은 높은데 반해 이에 상응하는 재정이나 인력·기자재가 부족해 방송위원회의 보다 적극적인 뒷받침이 절실해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 23일 창원 늘푸른전당에서 방송위원회 강대인 부위원장을 초청한 가운데 열린 ‘개정방송법과 지역에서 시청자 주권찾기’ 세미나에서는 지역방송의 한계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올 초 개정된 새방송법의 핵심은 급속히 변하고 있는 방송환경에서 시청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조항을 처음으로 명문화한 것.

새방송법 제3조-시청자의 권익보호조항에 따르면 ‘방송사업자는 시청자가 방송프로그램을 기획·편성 또는 제작에 관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한국방송공사는 매월 100분 이상 시청자가 직접 제작한 시청자 참여 프로그램을 편성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맞추어 도내에서도 지난 8월25일 16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시청자 주권을 위한 경남시민사회단체 협의회가 구성되었고, 23일 열린 세미나에선 이를 지역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논의됐다.

이날 세미나(경남대 정상윤 교수 사회)에서 지정토론자들은 “방송발전기금 지원시 지방 시청자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며, 지방방송에서의 액세스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현실적 대책이 필요하므로 어떤 방식으로든 미디어 센터가 구성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적시된 프로그램이 지난 10월28일 마산 MBC 라디오에 첫 방송된 <여론중계실>(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10분·FM 98.9MHz). 마창진 참여자치시민연대·마산 YMCA·경남 정보사회연구소·민노총 등이 참여해 <판공비 정보공개와 지방분권> <청소년도 일할 권리가 있다> <학교 도서관 살리기 운동> 등 내용에 성역을 두지않고 제작해왔다. 그러나 이 프로가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는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 기술과 장비의 한계로 질적 향상이 절실하다는 점은 불가피하게 지적됐다. 이에 대해 강부위원장은 “중앙은 인력이나 기자재에 대한 재정지원이 절실하지 않아 지역의 현실을 잘 몰랐다”며 “2001년부터 지역 방송여건에 대해 융통성을 가지고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답변만으로는 지역방송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못한 것으로 풀이되며, 이는 방송위원회의 운영이 관료적으로 흐르고 있지 않냐는 비판마저 제기시켰다.

결국 이날 세미나는 취지(지역에서의 시청자 주권찾기)는 좋았지만 실질적인 대책마련은 도출해내지 못한 채 ‘지역방송의 열악함을 방송위원회측에 하소연하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따라서 시청자 주권을 위한 경남시민사회단체 협의회는 말할 것도 없고 지역의 시청자들도 앞으로 열악한 방송환경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보다 구체적으로 접근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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