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 이동국(포항 스틸러스)의 해외 진출이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세계적인 에이전트사를 동원해 팀을 물색한 끝에 계약성사 직전까지 이르렀으나 포항의 위임을 받지 못해 한 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 반면 포항은 이동국의 에이전트를 통해 유럽의 특정 팀들과 따로 접촉하고 있다.

결국 2002년 월드컵대회에서 한국을 이끌 국내 최고 스트라이커의 해외 진출을 놓고 `협회는 협회대로, 구단은 구단대로' 행동하고 있는 꼴이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우수선수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협회는 유럽에 근거를 둔 에이전트사 우파(UFA)·캄(KAM)· 스포츠플러스(SPORTS+) 등을 통해 이동국의 해외 진출을 추진했고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팀의 영입의사를 확인했다.

협회는 `괜찮은 조건'으로 여기고 계약 체결을 위해 포항에 위임장을 요구했으나 포항이 거절하는 바람에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포항은 “선수는 구단의 자산인데 아무리 협회라지만 무턱대고 위임장을 써 달라고 하는 것은 난센스”라며 협회의 요구를 거절하고 있다.

이는 포항이 밝힌 명목상의 이유일 뿐 실제로는 협회와는 별도로 에이전트를 통해 스페인 진출을 추진하기 위한 의도라는 게 축구계 주변의 관측이다.

이는 이동국의 에이전트 이영중씨가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팀들과 계속 접촉해왔고 최근 "조만간 계약이 성사될 수 있다"고 구단에 말한 데서도 확인된다.

이영중씨에게 20일까지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알려 달라고 요구한 포항은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협회가 추진한 독일행을 따르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동국은 부상 치료를 이유로 12일 독일로 출국했는데 협회와는 별도로 진행돼 스페인 클럽과의 입단을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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