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LG가 4연승의 급상승세를 타며 정규리그 초반 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올시즌 김태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부터 수비위주에서 화끈한 공격농구로 팀컬러를 바꾼 LG는 탄탄한 전력으로 14일 오전 현재 13승 3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13일 열린 우승후보이자 2위인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연장접전끝에 승리하며 간격을 1.5게임차로 벌려 선두 유지의 최대 고비를 넘겼다.

당초 중위권으로 분류됐던 전문가들의 전망을 비웃고 있는 LG의 최대 강점은 가드진과 포워드진 등 외곽에서 뛸 수 있는 선수층이 두텁다는 점이다.

첫 ‘토종 득점왕'을 노리는 조성원과 점점 슛감각이 좋아지고 있는 ‘이적생' 조우현, 대학 최고의 3점슈터였던 ‘새내기' 이정래가 번갈아 터뜨리는 3점슛은 상대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

또 노련한 오성식과 차분하고 근성있는 백업가드 배길태·김태진이 버티고 있는 가드진도 다른 팀들에 비해 안정적이고 체력 안배면에서도 유리하다.

이렇게 두텁고 막강한 가드·포워드진은 김태환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농구'와 잘 맞아들어 평균 신장의 열세를 상쇄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경기 후반까지 뒤지고 있더라도 막판 속공과 3점슛이 봇물처럼 터지기 시작하면 상대팀들은 정신을 못차리고 LG의 페이스에 말려들어 승리를 내주고 만다.

현재 경기당 평균득점 107.6점으로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하는 LG와 맞불작전을 펼치면 불리하다는 것은 9개팀 감독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이지만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침착하게 지공을 하라고 지시하지만 선수들이 LG의 빠른 공수전환에 어느새 동화돼 버리고 잠시 후 스코어는 뒤집어진다는 것.

에릭 이버츠(197.7cm)와 알렉스 모블리(199.1cm)가 버티고 있는 골밑이 단신이어서 상대의 포스트플레이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이들도 득점과 리바운드면에서 제몫을 해주고 있어 큰 손실은 없다.

김태환 감독은 “부상 선수 없이 지금처럼만 열심히 뛰어준다면 창단 이래 첫 정규리그 우승도 바라볼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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