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가 한국시간 14일 마침내 미대통령 당선자로 확정되었다. 희한하게도 개표일 이후 한달여만에, 그리고도 대통령으로서의 정통성에 큰 흠집을 입은 채였다. 이날 현지 TV로 생중계되는 앨 고어 민주당후보의 패배시인 연설과 뒤이은 조지 W 부시의 공식적인 당선소감 연설, 그리고 자막으로 흐르는 ‘GEORGE W BUSH THE NEXT PRESIDENT’라는 글자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시켜 주었다. 부시의 당선으로 미국의 한반도정책이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그리고 한국에 대한 새행정부의 무역정책은 또 어떤 색깔일까? 우리가 미대선에 적잖은 관심을 기울인 것은 이 두가지 점 때문이다.

먼저 한반도 외교정책과 관련,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남북대화와 화해국면의 전개라는 기본틀은 변하지 않겠지만, 북미관계 개선의 진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북한 햇볕정책을 고수해 온 우리정부는 외교문제에 문외한인 부시가 한반도 문제를 전적으로 당근보다 채찍을 선호하는 보수 강경파 참모들에게 의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게다기 딕 체니 부통령당선자나 국무장관으로 박탈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콜린 파월 역시 군사력을 우선하는 보수주의자들이다.

반면에 새 정부의 무역정책에 관해서는 상황이 우리들에게 크게 나빠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부시는 불공정 무역문제에는 강경한 자세를 지니고 있으나, 그의 철학은 기본적으로 자유주의에 바탕을 두고있음을 감안한다면 추가적인 대한 무역장벽 등으로 우리를 거세게 몰아붙일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고어처럼 무역정책을 노동과 환경조건에 연계하거나 보호무역을 옹호하는 데에는 반대하는 입장인 것이다. 다만 성장률이 둔화되고 무역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부시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통상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한국의 경우 그동안 IMF체제아래 있었기 때문에 미국이 사정을 좀 봐 주었지만 현재 경상수지 흑자를 내고있는 상황이므로 대한 통상압력이 가시화 될 개연성이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정부로서는 부시정부의 출범을 국익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혜안과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북미관계 개선이 남·북·미 모두의 국익을 위해 필수적인 조건임을 납득시키는 일이 바로 그런 일이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