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 초 인터넷 방송사 7개 업체가 연합해 ‘iMBC 인디 패밀리’를 탄생시켰다. 이제 씨네파크 커뮤니케이션, 미래아이닷컴 등 이 ‘인디패밀리’들은 업체들간의 커뮤니티 구축을 통한 자료 DB 공유, 기술지원 등 상호 협력체제를 갖추고, 콘텐츠 공동기획·제작, 온-오프라인 이벤트, 포럼 형성 등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iMBC의 김춘상 사장은 “기존의 독립 인터넷 방송사들은 브랜드 마케팅에 한계가 있다”며 “iMBC는 대형 인터넷 방송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인디패밀리를 구성하고 이들이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iMBC는 imbc.com 사이트 내에 ‘인디채널’ 사이트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인디패밀리의 활동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KBS2TV <동시상영>은 인디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뻔한 스토리의 진부함을 극복한 TV영화’라는 기치를 세운 인디 드라마를 통해 첫 번째 방영된 ‘진실, 강물에 빠지다’는 실험적인 영상과 소재를 강조해 인디적 성격이 함축적으로 포함돼 있다. 제작진은 그동안의 드라마가 남녀간의 삼각관계나 고부갈등, 콩쥐팥쥐론, 신데렐라 콤플렉스 등으로 국한되어 있던 것에서 다양한 소재를 통한 드라마의 장르를 확장하기 위해 인디의 성격을 빌려왔다는 것이다.

‘인디’라는 말이 어디 한두해 전에 나왔던 말인가· 그러나 요즘 들어 부쩍 ‘인디’가 여타의 단어들과 합성돼 비주류에서 주류문화로 올라오고 있다.

‘인디’는 인디펜던스(Independence)의 약자로 말 그대로 독립이라는 뜻이다. 예전부터 있어 온 인디 음악이라든지 인디 영화라든지 하는 것은 모두 ‘대자본으로부터의 독립’된 그 무엇을 의미한다. 이런 뜻에서 인디는 그 장르적 구분을 뜻하기보다 하나의 태도이자 신념으로 보아도 무방한 것이었다.

이와 비슷한 개념으로 ‘언더’가 있기는 하다. 언더(Under)는 오버(Over)와 상반되는 개념으로 제도권의 오버그라운드(텔레비전 쇼프로, 라디오 쇼 등)에는 별로 모습을 비치지 않고 라이브만으로 승부를 거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80년대 인디와 언더라는 이름의 이런 문화가 이젠 수많은 매체를 통해 그 얼굴이 그 얼굴이고 그 노래가 그 노래인 것에 식상한 사람들이 특이한 것을 찾아가는 하나의 대안처럼 떠오르고 있다. 첨단의 냄새를 풍기면서도 마치 아마추어 동아리들의 서투름이 배어나도록 해 자유롭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거스를 것 없이 솔직하게 표현하는 ‘인디 피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 한 인터넷 방송사가 인터넷 방송 시청 행태 설문에서 전체 이용자의 21%가 인디문화 네티즌들인 것으로 조사되었고, 다음 카페의 인디 동호회 101곳을 비롯, 인디 동호회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주류문화에 식상한 사람들이 늘고 있는 세태를 단적으로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제도권의 대자본과 상관없이 영세하지만 소자본으로 무언가를 해내던 인디들이 이젠 뻔한 것을 거부하고 틀에 박힌 것을 거부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과 맞물려 주류문화들도 인디와 영합하고 그들 스스로도 인디 공화국을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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