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단체 산사음악회에 공무원 동원 협조요청 말썽

함안군이 김혁규 도지사가 참석하기로 돼 있던 종교단체 행사에 공무원을 통해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게 하는 협조 공문을 읍·면사무소에 보냈다가 공무원노조가 거부방침을 밝히는 등 말썽을 빚었다.
또 김 지사도 원래는 행사에 초청을 받아 참가할 예정이었으나 25일 공무원노조 경남도청지부와 함안지부 홈페이지를 통해 참석 자체가 문제로 제기되자 불참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노조 함안지부(지부장 윤진용)에 따르면 함안군은 10일자로 군북면 소재 마애사에서 27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중창불사 준공기념 봄맞이 산사음악회’의 내용 소개와 함께 주민들이 많이 참가하게 홍보하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다.
이에 앞서 마애사(주지 무진)는 27일에 개그맨 김병조씨와 가수 현철·이은하씨와 샤크라 등을 불러 음악회를 여는 한편 참가자에게 점심을 대접하기로 하고 지난달 17일자로 함안군에 공문을 보내 협조를 부탁했다.
이 같은 내용이 25일 공무원노조 함안지부와 도청지부 홈페이지를 통해 알려지자 “도지사가 참석하게 돼 있으니까 그런 모양”이라며 “공무원이 왜 종교행사에 끌려다녀야 하는지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편으로는 “도지사는 개인 일정과 휴식의 필요성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며 마애사와 무관할 뿐만 아니라 이처럼 근거 없는 뜬소문으로 명예를 훼손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김혁규지사 참석예정·함안 산사음악회’에
마애사, 홍보 위한‘공무원 동원’협조 요청
공노조 거부…문제 불거지자 도지사 불참


이처럼 논란이 이어지자 공무원노조 함안지부는 25일 오후 조합원 행동방침을 내고 이번 사태를 ‘과잉반응에 의한 동원’으로 규정하는 한편 △인원 할당 등 참여 독려 금지 △공지를 제외한 모든 협조 거부 △차량 동승 안내 금지 등을 지시했다.
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난해 가을의 산사음악회에는 도지사가 참석했었다”며 “주지 스님과 개인적으로 아는 관계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참석하려 했으나 말썽이 일어 불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진용 노조 지부장은 “지금까지 경로잔치는 몰라도 종교행사에 공무원을 동원하는 일은 없었다”며 “문제는 도지사의 참석이 아니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일부 공무원이 문제”라고 밝혔다.
한편 산사음악회는 공무원노조의 거부 방침에도 아랑곳없이 함안은 물론 진주·고성·창원·부산 등에서 2000여 명이 몰려와 성황을 이뤘다.
또 마애사가 있는 군북면 하림리 마을 들머리에는 “김혁규 도지사 내외분 방문을 환영합니다”는 플래카드가 행사 당일에도 내걸려 있었다.
산사음악회 무대 배경 한가운데도 김혁규 도지사가 빙그레 웃고 있는 사진이 커다랗게 놓여 있었다.
이와 함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건물 들머리에도 노무현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화환까지 갖춰져 있어 사찰측의 뛰어난 ‘정치력’을 엿보게 했다.
이번에 산사음악회 무대로 쓰인 문화센터 옥상은 지난 1월 건축허가도 받지 않은 채 공사를 벌이다가 조사를 받는 등 말썽이 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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