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럭·전골 일품…맛에 ‘깜짝’ 가격에 ‘화들짝’

30여 년이 지난 뒤 추억을 더듬으며 찾아간 집. 모습은 바뀌었지만 그 자리, 그 아주머니에 출출할 때 발길을 잡아끌던 그 맛도 그대로다. 마산 양덕동 마산학원 아랫길 ‘추억에’ 대문식당이 바로 그곳.

같은 자리에서 같은 메뉴로 27년의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낸 대문식당은 아직 오래 전 이름인 대문집으로 더 잘 통한다. 세월이 흐른 만큼 그 때 식당을 찾던 손님의 대부분이었던 고등학생들이 이제는 30대 전후의 성인이 되어서도 단골로 찾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27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대문식당을 찾게 되는 이유는 맛도 맛이지만 저렴한 가격 때문. 예전에 단골이 학생들이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물론 그때 가격보다야 오르긴 했지만 요즘 물가에 비해서는 너무 싼 까닭에 찾아오는 손님들이 놀랄 정도.

주메뉴는 돼지고기 주물럭과 쇠고기·버섯·낙지 등의 전골. 밥과 함께 먹으면 4명이 먹어도 넉넉하다. 실제로 1인당 식비는 3500원인 셈. 실내포장에서 시작해 지금은 넓은 식당과 깔끔한 간판까지 내걸었지만 가격은 여전히 싸다.

맛은 기본! 아무리 싸도 맛없는 밥을 27년이나 먹으러 오는 손님은 있을 리 없다. 지나치게 짜지 않고 맵지 않고 적절한 양념에 젓가락을 내려놓기 어려운 맛. 비결은 여러 가지. 30여 년의 경력이 한가지 비결이고, 밑반찬을 비롯해 여러 음식을 직접 만드는 정성이 둘째고, 셋째는 넉넉한 주인의 인심! 굳이 가장 인기 있는 주물럭 맛의 비결을 음식 자체에서 찾으라면 직접 담근 고추장이다. 고추장을 담그는데는 일급비밀의 뭔가가 있다고.

대문집의 대문댁으로 통하는 주인 박분출(56·여)씨는 오래 전 학생들을 대할 때나 지금이나 손님을 한 가족처럼 생각하고 정성을 다해 대접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잊지 않고 찾아주는 게 아닌가 생각한단다. 그게 고마워서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고.

27년이나 음식을 만들어 왔지만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낀다면서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하는 주인 아주머니. 그래서 계속 음식 만드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또 30년이 지나도 변함 없는 맛으로, 아니 더 업그레이드된 맛으로 손님들을 맞을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언제나 그대로여서 든든하고 정겨운 추억의 대문식당. 오늘 저녁 여기서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돼지고기 주물럭 한판, 전골 한판(4인분 기준) 각각 1만원. (055)255-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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