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표본실·생태 체험실 등…볼거리 다양

모처럼 주말 날씨가 너무 좋았다. 이렇게 좋은 날, 답답한 도시를 벗어나 녹음 우거진 곳에서 맑은 공기라도 마시고 오면 어떨까? 간단한 짐을 챙겨 반성 수목원으로 향했다.
반성수목원은 본래 명칭이 경상남도 수목원인데 일반적으로 반성수목원이라고 불린다. 마산에서 2번국도를 타고 얼마 안가서 왼편으로 거대한 산림이 보인다. 입구부터 차가 밀리기 시작한다. 날씨가 좋다 보니 가족끼리, 연인끼리 나들이를 나온 듯 했다. 마산에서 그리 멀지도 않은데다 찾기 쉬운 곳에 있다는 점도 사람이 몰리는 이유인듯 했다.
안내 표지판을 보았다. 어디부터 둘러보는게 가장 좋을까 판단을 하기 위해서였다. 마침 3개 코스로 나뉘어져 있었다.
산림박물관을 먼저 둘러보는게 이해에 도움이 될 듯해서 박물관으로 향했다. 입구부터가 평이하지 않았다. 짐승의 갈비뼈 모양을 형상화해서 입구를 만들어 놓았는데 내부는 어떨까 잔뜩 기대감에 부풀게 했다.
로비에는 중요무형문화재 108호 목조각장인 박찬수씨가 조각한 십이지상이 있다. 각기 다른 12수종을 활용해 조각해 놓았는데 무늬와 색깔이 정말 독특하고 아름다웠다. 저것들을 그대로 집에 옮겨놓고 싶을 정도로….
그리고 1전시실부터 4전시실까지 테마를 정해 각종 전시물을 배치해놓고 있었다. 자연표본실과 생태체험실도 좋다. 어른들까지 호기심을 자극할 정도니 학생들이나 아이들에게는 엄청 중요한 학습 자료가 될 듯 했다.
박물관 왼편으로는 무궁화공원이 있다. 아직 이른감이 있어서인지 꽃이 만개해 있지는 않았다. 무궁화 공원을 거니는 젊은 커플들이 제법 눈에 들어왔다. 무궁화 공원에는 산책로가 잘 되어 있어 걸어다니며 이야기하기에 마냥 좋다.
이번에는 박물관에서 오른편으로 돌아보았다. 다양한 열대식물을 기르고 있는 원형 온실이 보인다. 여기가 열대식물원. 밤송이처럼 생긴 금호선인장을 비롯해 듣지도 보지도 못한 각종 열대 식물들이 가득하다. 바나나 나무도 보이는데 어딜 찾아봐도 바나나는 보이지 않는다.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로 아직 열매를 맺거나 꽃을 피우기에는 많이 이른 모양이다. 열대 식물원은 6월께가 좋단다.
조금 더운 듯 해서 이번엔 오른편 아래쪽으로 내려와 보았다. 화목원이다. 열대식물원에서 화목원으로 내려가는 길에 설치된 관찰목교가 눈에 띈다. 애국가의 음율을 상징화해서 음의 높낮이를 표현했다고 했는데, 함께 갔던 후배기자는 다리 난간을 밟고 휙휙 날아다니며 싸우는 중국 무협영화가 생각난다고 한다.
화목원에는 여러 가지의 나무들이 군집해 있다. 산딸나무원·모란원·목란원 등 다양하다. 가을에는 단풍나무가 붉은 물을 들일 것이고, 봄이면 동백이며 목련들이 꽃들을 가득 피울 것인데, 올해는 대체로 늦다고 한다.
잠시 매점에 들러 컵라면 하나로 시장기를 채웠다. 군데군데 결혼사진을 찍는 커플들이 보인다. 대략 4~5커플은 되는 듯 했는데 입가에 미소가 가득하다. 하얀 웨딩드레스가 수목원의 봄을 더 화사하게 하는 것 같다.
더 오른쪽으로 계속 걸어갔다. 넓은 잔디밭에서는 아이들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뛰어놀고 있고, 곳곳에 김밥이며 과일이며 먹을거리를 잔뜩 싸온 가족들이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양 쪽으로 길게 뻗은 나무가 멋진 길을 만들어 낸다. 길 끝 부분에 조형물 하나가 눈에 보인다. 수목원에서는 이곳에 테마전시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바로 위쪽에는 동물원이 있다. 전문 동물원은 아니어서 그렇게 많은 동물들이 있지는 않은데 그래도 아기자기하게 구성되어 있다. 말로만 들었던 고라니도 처음 보았는데 촉촉한 눈망울이 너무 예쁘다. 독수리며 부엉이며 각종 조류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무식하게 생긴 멧돼지 녀석도 보인다.제법 돌았다 싶은데 아직도 길이 계속된다. 제법 다리가 아파오지만 볼거리는 아직도 많이 남았다. 곳곳에 나무의 이름이 적힌 팻말이 보인다. 그냥 소나무 정도로 보이는데 제각기 다른 이름표를 달고 있다. 시원하게 그늘져있어 흙길을 걷는 맛이 또한 새롭다.
활엽수원이며 상록활엽수원 등 비슷한 수종들을 묶어 보호하고 있다. 나무들 사이로 따사로운 햇볕이 들어오고, 때마침 까마귀 몇 마리가 시끄럽게 울며 지나간다온다. 이렇게 먼 곳까지 오는 사람들도 있나 싶은데 주로 데이트하는 젊은 커플들이 많이 보인다. 사람들과 가까워지면 조금 조용하다가도 지나쳐버리니까 다시 팔짱을 끼고 웃고 떠들고 그저 즐겁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모습도 시원하다. 위에서 보니까 제법 녹음이 우거져있다. 어떻게 저 밑에까지 내려가나…. 잠시 망설여졌으나 후배기자와 이런저런 이야기하다보니 벌써 내려와있다. 결혼사진 촬영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커플들이 눈에 보인다. 작업차량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차가 안 다녀서 그런지 아이들 놀기에는 더없이 좋다. 퀵보드나 롤러 브레이드를 타는 아이들도 꽤 있다. 부모들도 안전해서 그런지 신경쓰지도 않는다.
나가려고 하는데 아직도 들어오는 인파가 많다. 몇시간 안되는 짧은 시간. 자연 속에 잠시 몸을 내맡겨보는게 이렇게 좋을 줄이야. 5월 녹음이 우거지면 그때 다시 와보기로 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본다.

▶ 찾아가는 길

반성수목원을 찾아가려면 국도 2호선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마산에서는 진동방면으로 30여분, 진주에서는 20여분이면 충분하다. 먼 곳에서 올땐 고속도로를 이용할 경우가 많은데,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오다가 진성IC로 들어가면 된다. 다만 마산 방면에서 오는 경우에는 진성IC에서 마산 방면으로 다시 9km 정도 거슬러 올라가야하는 점이 다소 불편하다고 하겠다. 대중교통도 잘 되어 있다. 진주에서는 17-5번과 51번, 55번 버스가 하루 20대 운행되고 있고, 시외버스도 오전 5시부터 25분 간격으로 33대가 운행중이다.
마산에서도 시외버스가 오전 6시부터 역시 25분 간격으로 33대 운행중이다.
이외에 철도를 이용할 수도 있는데 발품을 조금 판다면 색다른 맛도 느낄 수 있겠다. 진주와 부산간 하루 5회 운행중이며 반성역에서 내리면 된다.

알아두어야 할 것들

수목원은 원래의 목적이 산림환경에 대한 연구이기 때문에 다른 여행지와는 달리 숙박업소나 식당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지 않다. 따라서 김밥과 같은 피크닉용 점심을 준비해가는게 좋을 듯 하다. 특히 수목원 내에서 불을 이용해 조리해 먹는 것은 금지돼 있기 때문에 음식은 반드시 만들어와야 한다.
그게 불편하다면 구내매점을 이용해도 된다. 스넥코너가 마련되어 있어 김밥과 어묵 등이 있고, 컵라면과 각종 과자류, 음료수를 구입해 먹을 수 있다.
다만 자판기 옆과 구내매점 외에는 쓰레기통이 비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쓰레기를 되가져갈 수 있는 비닐봉투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또한 공간이 넓고 수목원 내에서 차량 운행을 금지시켜놨기 때문에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하면 좋다. 마산·진주에서 아주 가깝기 때문에 1박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도 없고, 굳이 1박이 필요하다면 인근 마산·진주로 나가는게 편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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