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일대에 야생동물을 포획하기 위한 올무와 덫이 수천여점이나 설치돼 수거 작업과 함께 불법 밀렵행위에 대한 강력한 근절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대한수렵관리협회 밀렵감시단 경남·울산본부(본부장 김평경)는 “올들어 지금까지 지리산 자락인 함양군 백무동계곡과 산청군 중산리 일원에서 1000여점의 용수철 와이어 올무와 창애 덫을 수거했다”고 13일 밝혔다.

밀렵 도구들은 대부분 전문 밀렵꾼들에 의해 설치된 것으로 주로 지리산의 5분능선 아래에서 수거됐으며 멧돼지·노루·고라니·토끼 등 야생동물이 올무나 덫에 걸려 죽은 채 발견된 것도 상당수에 이른다.

밀렵감시단은 또 “하동군의 쌍계사와 대성골, 전남 구례군의 피아골과 화엄사계곡, 전북 남원시의 정령치, 바래봉 일원에도 3000~4000여점의 밀렵 도구들이 설치돼 있으며 대부분 수거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들 밀렵 도구중 특히 용수철 올무의 경우 최근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반달가슴곰까지 포획할 수 있어 수거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지리산 일대에 가뭄과 이상기온으로 도토리·다래·머루 등의 열매가 거의 열리지 않아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구하러 산기슭으로 자주 출몰하기 때문에 이같은 밀렵도구의 설치 행위는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김평경(45) 본부장은 “곰의 서식이 확인된 이후 지리산이 전국 밀렵꾼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며 “정부는 야생동물의 밀렵과 판매, 먹는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고 처벌 법규도 한층 강화해 근원적으로 불법 밀렵행위를 없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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