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직도 서울 여자로 보이세요? 이젠 합천을 떠나라고 해도 절대 안떠날 겁니다.”
인사를 건네는 첫 마디가 경상도 말씨가 아니어서 사뭇 놀랐다. 그러면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합천군 초계면 출신인 남편이 서울에서 군대생활을 할 때 만나 81년도에 결혼을 하게 됐다는 김옥란(46·합천호 관광농원 대표)씨. 서울에서 신혼생활을 하다 합천에 내려왔는데 도저히 적응이 안돼 다시 서울로 도망(?)갔단다.
왜 도망을 갔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서울 생활에 익숙해져 있다보니 시골에서 생활을 못 하겠더라고요. 마치 누가 자꾸 서울로 오라는 것 같아 미칠 지경이었죠”라며 웃어보였다.
그랬던 김씨가 다시 마음을 고쳐 먹고는 합천으로 내려온 게 10여년전. 정을 붙이려고 하니까 쉽게 정이 붙더란다. 가장 큰 힘이 됐던 건 이곳 사람들의 따뜻한 인간미. 김씨보다 마을 사람들이 너무 쉽게 마음을 열어놓더란다.
“그래서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했어요. 제가 마을 사람들에게서 받았던 따뜻한 정을 이제는 이곳 합천을 찾는 사람들에게 그대로 전하고 싶어서지요.”
김씨는 4년반 전부터 합천댐 바로 아래에 관광농원을 차려서 운영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제법 비쌀 것 같은 느낌이 강했는데 꼬치꼬치 캐물어 보고 둘러보니 생각보다 저렴했다.
식당이 있고, 숙박시설로는 모텔·민박·찜질방을 겸한 숙박시설 등 3가지가 있는데, 제일 큰 방은 70명도 수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단체로 오면 1박과 2식에 2~3만원이면 된다. 그 정도 비용이면 노래방 기기 등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함은 물론 민물 메기탕과 각종 산나물이 나오는 식사 2끼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김씨는 “장사를 직접 하면서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막상 하다보니 살림살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라며, “마을 사람들에게서 음식은 사랑을 나누는 것이다는 것을 배웠어요. 그래서 그 분들을 대신해 이제는 제가 합천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나누고자 해요”라고 덧붙인다.김씨는 계속 합천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젠 여기가 제 고향이에요. 처음엔 이런 산골짜기에 어떻게 몸을 묻지라고 생각했는데, 아휴~이젠 아니에요. 지금 있는 여기에 묻힐 거예요”라며 제2의 고향에 몹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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