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고로쇠 수액 채취문제를 두고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산림관리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지리산관리사무소는 최근 생존이 확인된 가슴 반달곰 등 야생동식물의 보호와 자연 생태계 보전을 위해 지리산 고로쇠 수액 채취를 격년제로 하거나 채취 구역의 축소와 고도를 제한하는 계획을 채취 허가권기관인 서부지방 산림관리청 함양국유림관리소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이같은 계획은 지난해 12월에도 전달됐으나 함양국유림관리소가 주민들의 반발이 우려된다며 거절한 바 있다.

그러나 국립공원측은 이번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곰의 생존이 확인된 만큼 서식지로 알려진 5부능선 이상을 중심으로 무분별한 고로쇠 수액 채취는 반드시 제한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국립공원측은 현재 일부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 주민들이 무분별하게 고로쇠 나무에 기계를 이용해 구멍을 낸 뒤 고무호스를 100~2000m 정도로 길게 설치해 원거리 채취를 하는 바람에 고로쇠 나무 수명 단축과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밝히고 있다.

함양국유림관리소는 이에 대해 수액 채취로 식생보전과 수목의 생육에 지장을 준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유림관리소는 수액 채취 관리 및 기술개발에 관한 연구용역을 전문기관에 의뢰해 놓은 상태인만큼 결과가 나오는 2002년 말까지는 종전대로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문제는 함양군과 산청, 하동군지역 400여 주민들의 생계 문제가 달려 있는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두 기관이 내년 2~3월께 고로쇠 채취 시기를 앞두고 갈등을 빚자 지리산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이 문제가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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