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동권 '야무진' - NL계열 '뛴다' 맞서


‘어디가 진짜 경상대 총학이야.’

도내 대학이 개강한 가운데 경상대학교에 서로 총학이라고 주장하는 2개 총학생회가 공존, 세력다툼을 벌이면서 상아탑의 학생단체가 기성정치판의 행태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경상대에 따르면 지난해 총학생회 선거에 나란히 입후보한 비운동권인 ‘야무진’과 NL계인 ‘뛴다’측이 학생들로부터 인정받은 총학이라며 활동에 들어갔다.

2개 총학이 공존하게 된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실시된 총학선거에서 ‘뛴다’측이 50%의 득표율을 얻어 46.5%에 그친 야무진측을 제치고 당선됐으나 중앙선관위는 개표과정에서 공대 무효표 등 오차표가 두 후보간 표차이보다 많아 선거 무효를 선언한 데 있다.

그러나 이후 재선거 및 학생총회를 거치면서 야무진 총학이 당선을 인정받은데 대해 당초 선거에서 이긴 뛴다측이 반발, 총학사태가 신학기가 시작된 지금까지 파국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야무진 학생회측은 “대학본부 및 학생총회에서 우리가 총학임을 인정받았다”고 주장했으며, 뛴다측도 “1차 선거에서 당선됐고 이후 파행적으로 치러진 학생총회와 재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야무진 총학은 기존 총학생회실에서 등록금 인상반대 투쟁 및 지난 2월 신입생 예비대학에도 참가하는 등 공식활동에 들어갔고, 뛴다 총학 역시 똑같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총학생회 업무를 관장하고 있는 대학 학생과는 “학생총회에서 당선증을 교부받았기 때문에 야무진측을 정식총학으로 인정키로 했으며 올해 1억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총학생회 견제기관인 총대의원회는 “지난해 학생총회는 불법이었으므로 엄격히 따진다면 올해 경상대 총학은 부재중”이라고 밝혀 총학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양 총학간 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일반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입생 하모(20)씨는 “학생대표기관인 총학사태를 지켜보니 마치 정치인의 기득권 다툼을 보는 것 같아 한심하다”며 “재학생 모두가 관심을 가져 총학사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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