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대 국내 만화계는 암울한 실정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시도가 돋보인 시기였다.

51년 국방부 주간지 <만화승리>가 육군본 <사병만화>란 이름으로 만화기관지가 발간되고 개인적으로는 김성환의 시사만화잡지 <만화만문 전람회> 창간을 비롯, <만화천국> <세태만상> <카리카추아>가 차례로 발간되는 등 두드러진 활동을 한다.

52년 김상옥·서봉재에 의해 일본해적만화 <밀림의 왕자>가 출간되어 최초의 복제만화로 기록되며 이후 복제만화가 크게 성행하게 된다. 54년 7월 칙영의 <블론디>가 일간지에 연재되면서 그후 신문 4칸 만화 연재가 관행으로 정착하게 된다.

한편으로는 53년 3월 당대 신인만화작가의 등용문이었던 월간잡지 <아리랑>이 창간돼 김성환의 <만화독본> <우리나라 만화의 발달사>가 책자에 실리고 연속해서 어린이 월간 만화잡지 <만화세계> <만화학생>, 성인대상 만화잡지 <만화천지> <만화춘추>가 창간되었다. 57년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총판 ‘서울총판’이 영업을 시작하고 디즈니 영화 <피터팬>도 개봉을 한다.

50년대 말에는 대한만화가협회·현대 만화가협회가 창립되고 만화연구소도 설립되어 만화계도 체계를 갖추게 된다.

60년대 초에는 만화전문 출판사가 생겨나고 KBS에서 <개구장이 데니스>를 방영해 우리나라 TV 방송사상 처음으로 만화영화가 소개됐다. 67년에는 세기상사 제작 장편만화 영화 <홍길동>을 개봉하여 우리나라 장편만화영화의 효시를 마련하고 60년대 말 일본만화영화 수입 및 방영 관행이 정착되는 등 국내 만화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시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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