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장관 인사는 역사의 변화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새 정부의 초대 내각 구성배경은 "적재적소를 원칙으로 했다"고 설명하고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검찰총장의 임기를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번 인선에서 빠진 교육부총리는 유임이 아니라 더 좋은 분을 찾기 위해 시간을 더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모든 업무는 내각이 챙기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지만 신행정수도 업무는 청와대에 위원회를 만들어 대통령이 직접 관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노 대통령은 이번 인사가 파격이라는 지적에 대해 "파격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문제"라고 답했다.

다음은 대통령과의 일문일답.

- 교육부총리가 인선에서 빠졌다. 또 이번 인선과정에서 국무총리의 역할과 개입은 어느정도였다고 보는가.

▲ 교육부장관은 유임이 아니고 더 좋은 분을 찾기 위해 시간을 더 쓰려고 한다. 개혁성도 갖추고 교육의 질적 향상도 이뤄내야 하고, 그러면서도 교육주체들이 호감을 가져야한다. 이런 조건을 갖춘 사람을 아직 못 찾았다.
총리에게는 3배수 때 명단을 보냈고, 일부 바뀌기도 했다. 어떤 부분에선 너무 파격적인 의견도 냈고, 또 어떤 부분은 설명하고 양해도 하고 많은 협의를 거쳤다.

- 역대정부에서는 장관을 너무 잘 바꿨다, 때문에 정책추진의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앞으로 장관의 임기보장은 어떻게.

▲ 앞으로 분위기 쇄신용 개각은 않겠다. 분명히 잘못이 있어 책임을 물을 땐 개별적으로 묻겠다. 안정된 위치에서 창조적 아이디어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장관의 경우 최소 2년에서 2년반의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 업무 지속력을 필요로하는 부처의 장관은 대통령의 임기와 함께 하도록 노력하겠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년 이상 임기를 보장하겠고 (장관들이 갖고 있는)하나의 구상을 정착시키도록 하겠다.

- 40대 군수와 변호사 출신이 행정과 법무장관을 발탁했는데, 이들 장관의 업무장악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 일부 파격인사로 보이는 부분이 있다. 그러나 이번 인사가 파격적인 것이 아니라 파격적인 시각이 문제이다. 경력을 갖춘 50-60대만 장관이 될 수 있다면 도도한 변화를 담아낼 수 없다. 변화를 추진할 수 있는 인사를 발탁해야 한다. 김두관 행자부장관은 이미 기초자치단체장으로서 그의 업적은 많은 사람들에게 검증되어 있다. 개혁을 의미하는 상징성도 고려했다.
법무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법무부는 검찰청으로부터 독립시킬 예정이다. 검찰에 소속된 (것으로 비춰지는) 법무부의 인식을 바꾸겠다. 법무부가 검찰을 보호하고 이익을 대변해왔으나 이는 잘못된 것이다. 때문에 법무부를 독립시킨다는 것이고 이는 검찰의 독립을 의미한다. 특히 법조계의 서열주의가 해소되기를 바란다. (대통령으로서) 법조계의 서열주의를 존중하지 않겠다. 검찰은 법무부장관이 몇 기가 되든간에 소신을 가져주길 바라고, 권력의 검찰이 아닌 국민의 검찰, 국민을 위한 검찰이 거듭나야한다,

- 젊은 행정자치부 장관의 인사는 파격적이다. 행자부의 우선과제는 무엇인가.

▲ 행정자치부의 우선과제는 지방분권이다. 정부개혁은 청와대에서 하는데, 행자부가 정부개혁의 밑그림을 그려야한다. 행자부로 하여금 앞장서서 개혁하도록 할 것이다. 분권에 대해서 개혁적 의지를 갖고 있는 김 장관을 기용한 것이다. 정부개혁은 개혁위원회를 만들고, 행자부의 지원을 받아 추진할 것이다.

- 국정원장, 국세청장, 검찰총장 등 이른바 빅3로 불리는 자리에 대한 인사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 국민들이 `빅3`, `빅5`라고 하는데 제 자신은 관심이 없다. 국정원장에 대해서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갖지 말아달라. 실무적인 사람을 인선할 생각이다. 국세청장도 권력과 관계없이 자기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면 된다. 국세청이 정권을 위해 일한 부분도 있지만 법대로의 직무를 수행하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검찰총장도 임기를 보장하겠다. SK수사도 보도를 보고 알았다.
정권이 바뀌면 힘을 가진 기관이 일시에 칼을 뽑아든다. 때문에 국민이 불안해한다. 이번에도 그런 기미가 있었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벼락치기 공부하듯 하지말고 평소대로 차분하게 해달라. 청와대 눈치도 보지말고 소신대로 원칙대로 일해주길 바란다. 국민의 이익만을 생각해줬으면 한다.

- 대통령은 예전부터 지역탕평인사를 강조하셨는데 이번 내각은 다소 편중된 느낌도 있다. 또 신행정수도는 어떻게 추진할 생각인가.

▲ 신행정수도 업무는 청와대에서 위원회를 만들어 직접 관장하겠다. 모든 업무는 내각이 맡아하겠지만 신행정수도 관련업무는 청와대에서 한다. 또 내각은 청와대가 아닌 총리가 시어머니 역할을 할 것이다. `수석 시어머니`는 없다. 국무조정실에서 대부분 업무 조정이 이뤄질 것이고, 거기서 안되면 청와대 수석이 아닌 대통령이 직접 나서겠다. 총리가 해결 못한 것을 수석이 나서면 안된다. 모양이 좋지 않다.
행정수도와 관련해선 대통령이 때론 담당부서의 사무관과도 직접 협의를 거치도록 하겠지만 그렇다고 행정혼란을 느끼도록 하지는 않겠다. 인사가 다소 편중됐다면 다음에 조정하면 된다. 한번에 모든 것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