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권한대행(남해·하동)이 평소 정치철학으로 삼고 있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실현을 위해 나섰다.
박 대행은 대선 이후 당 지도체제 개편방안 등을 둘러싸고 부산·경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영남권 보수중진들과 맞서고 있는 당내 개혁파 모임인 ‘국민속으로’의원들에게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저녁을 냈다.
박 대행은 이 자리에서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줄였던 음주량을 ‘전성기’ 수준으로 올리며 화합과 결속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행은 이날 ‘폭탄주’를 10잔 이상 들며 분위기를 돋웠으며 이부영 의원을 비롯한 ‘국민속으로’소속 의원들도 이에 ‘화답’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전언이다. 한 참석 의원은 “당 지도부 가운데 유일하게 이회창 전 총재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박 대행이 어려운 때 당을 맡게 돼 다행스럽다”면서 “박 대행은 대화와 타협을 통한 당의 결속과 화합을 강조했으며 참석한 의원들도 이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박 대행측 관계자는 “‘국민속으로’소속 의원 대부분이 참석한 것으로 안다”며 “박 대행은 당 정비과정에서의 불협화음을 최소화하는데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대행은 대행직을 맡은 뒤 ‘관리자론’을 펴며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기 보다는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당을 원만하게 이끌어가는데 중점을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박 대행은 최고위원회의와 주요당직자회의 등에서 자신의 발언을 줄이는 대신 다른 당직자들의 말을 주로 듣는 형태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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