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열리는 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대회의 국내 합동 TV 중계료가 당초 예상치의 약 2배인 7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공중파 방송 3사간 경쟁의 결과물로 알려진 고액 방영료 지급은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의 중계권 협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결국 과다한 외화유출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한국방송공사(KBS)의 한 관계자는 7일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 마케팅 대행사인 ISL측과 컨페더레이션스컵축구의 모든 방영권을 갖는 조건으로 550만달러(약 69억5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 중계료는 98년 프랑스월드컵 방영료 15억원에 비해 무려 3배이상 달하며 당초 예상했던 35억원에 비해서도 2배에 이른다. 더구나 이번 컨페더레이션스컵이 16게임만 치른다는 점에서 게임당 약 4억4000만원에 해당, 64게임 전부를 중계했던 프랑스 월드컵에 비해서는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이같은 중계료 폭등은 MBC가 방송 3사간 맺었던 `스포츠중계 합동방송 시행세칙'을 어기고 4년간 3200만달러로 알려진 고액을 베팅, 미국프로야구 박찬호 중계권을 독점하면서 비롯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즉 방송 3사의 대표협상권을 갖고 있던 MBC와 테이블에 앉게된 ISL로서는 이같은 저간의 사정을 알고 있던 차라 예상을 뛰어넘는 700만달러 이상을 요구했다. 이에 놀란 MBC가 “아무런 조건없이 함께 중계하자”며 협상권을 포기했음에도 ISL의 반응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

특히 SBS측이 박찬호 중계 문제로 “무조건 MBC와는 함께 중계하지 않겠다”고 강경해지면서 ISL이 제시하는 중계료는 840만달러까지 치솟았다가 결국 550만달러에 끝냈다고 KBS측은 밝혔다.

하지만 이번 계약은 곧 진행될 2002년월드컵축구 중계권료 협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6월 국내 방송사와 협상할 당시 700억원을 제시했던 ISL측은 16게임 중계에 550만달러를 받아냈던 이번 계약을 근거로 기존 입장을 번복, 대폭 상향된 가격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한 방송인은 “방송사간의 지나친 욕심이 결국 모두가 손해를 보는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며 “마음을 비우고 국가이익을 생각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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