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이름이 예뻐서 들어선 식당은 콩만큼 규모가 작다. 그렇다고 콩으로 만든 음식전문점은 아니다.
원래는 죽 전문점이었는데, 죽만 쑤어서는 남는 장사를 할 수 없어 다른 차림표도 곁들였다. 10년 넘게 시어머니가 해오던 식당을 며느리 이영란(38)씨가 물려받은 지 3년이 됐다.
고소하고 담백한 잣죽과 깨죽을 많이 찾는 편이지만, 식사 대용으로 야채죽도 괜찮다. 당근과 시금치·호박·표고버섯 등을 잘게 썰어, 불려놓은 흰 쌀에 넣고 묽게 끓여 나오는 야채죽은 멀건 죽에 색색이 박힌 야채가 보기만 해도 식욕을 당긴다. 다른 죽보다 씹히는 맛이 있고, 오목한 그릇에 가득 담아주기 때문에 한끼로도 거뜬하다.
가장 비싼 전복죽(1만3000원)을 비롯해 새우·야채·잣·깨·녹두죽 등 죽이 다른 식사류보다 더 비싸다(6000원). 전복죽은 소라 같은 걸 넣어 맛을 흐리지 않고, 살아있는 싱싱한 전복만을 써서 만든다. 잣과 검은깨 등도 맛이 확실히 다른 국산만 쓴다. 재료가 비싸니까 죽값도 비싸다는 말씀.
정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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