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끈한 진행 필요 없다. 웃기는 것이 최고다. 2명으론 부족하다.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치밀한 대본구성은 따분하다. 애드리브로 승부하고 돌발상황에 적응하라.’

연예계에 전문영역이 무너지면서 쇼·오락 프로그램에 점차 전문 MC가 사라지고 개그맨·코미디언·탤런트·가수 등 스타들이 그 자리를 채워가고 있지만 이젠 흐름에 제동을 걸 때가 온 듯하다.

지난 4일, KBS <생방송 행복채널>의 보조 MC 이창명은 무책임한 발언을 해 아직도 <생방송 행복채널> 게시판에는 분노하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이날 방송에는 이상아·전철 부부가 출연해 장애아동 시설인 ‘천사의 집’을 방문, 봉사활동을 하는 화면을 보여주었다. 몸이 불편한 아이들의 모습에서 안타까움과 숙연한 분위기가 이어진 가운데 난데없이 이창명이 “아이 가질 때 성관계를 깨끗하게 좀 했으면 좋겠어요. 그렇지 않으니까 이런 일이 생기는 거거든요. 관계를 깨끗하게 맺어야 돼요”라고 말을 내뱉은 것. 곧바로 진행자 임백천은 “결론 지을 수는 없는 얘기”라고 사태를 수습하려 했지만 그 파장은 일파만파로 퍼져 나갔다.

“장애인을 그런 식으로 말하다니 용서치 않겠다”, “이 방송을 보고 내가 이렇게 분하고 억울하고 화가 나는데,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나 그들의 부모들은 얼마나 엄청난 분노를 느꼈을지 생각해 보았나·”, “전혀 타당성이 없는 말을 공인이 공중파에서 그렇게 말할 수 있나· 등 하루에도 수십건의 항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몇 달 전 탤런트 박철이 진행자로 나섰던 <박철의 2시 탈출>을 생중계한 인터넷 방송에서 욕설을 해 파문을 일으키더니 이번엔 장애인 비하발언이다. 뿐만 아니라 SBS <남희석의 색다른 밤> <이홍렬쇼>도 종종 언어의 저질화가 오르내리고 있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각 방송사들이 아직도 언어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연예인들을 진행자로 대거 투입하고 있는 것을 보면 시청자들의 쓰디쓴 비판과 원성보다는 스타시스템에 안주한 시청률이 더 달콤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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