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지병 결혼문제 등 비관


가난으로 장가를 못간 50대 아들과 함께 살던 80대 노모가 신세를 비관해 동반 자살했다.

지난 3일 김해시 불암동 김동조(58)씨 집에서 이 집에 세들어 사는 김경호(54)씨와 김씨의 어머니 박모(81) 할머니가 극약을 마시고 신음중인 것을 이웃주민 이모(41)씨가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4일 오후 숨졌다.

경찰은 김씨가 당뇨병으로 투병생활을 해온 데다 50살이 넘도록 장가를 못간 것을 비관해 평소 죽겠다는 말을 자주 했다는 이웃들의 진술에 따라 어머니 박씨와 함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웃들에 따르면 집이 가난해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김씨는 20여년전부터 김씨집에 세들어 살았으나 생활고와 건강 문제로 50살이 넘도록 장가를 못간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어머니를 모시며 노동일을 해왔으나 생활이 어려운데다 몸무게가 45㎏밖에 안돼 신체적 불만이 많았으며 그 때문에 술로 소일하는 등 비관이 컸다는 것이다.
또 10년전부터는 지병인 당뇨병이 심해져 결혼이 거의 불가능해진데다 일을 나가지 못하는 바람에 한층 생활고에 시달려온 것으로 이웃주민들은 증언했다.

김씨는 이 때문에 생활보호대상자로 월 25만원의 보조를 받아왔으나 월세 10만원을 1년 넘게 내지 못하고 올들어서는 술만 먹으면 어머니와 함께 죽기로 약속했다며 입버릇처럼 말해왔다는 것이다.

이웃들은 그러나 가난했지만 마음씨가 착했던 김씨 모자가 이처럼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할 줄은 몰랐다며 병원 영안실을 찾아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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