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군항공유 고가담합 납품으로 처벌을 받은 국내 정유사들과 국방부가 또 한차례 ‘기름전쟁’을 벌이고 있다.

5일 국방조달본부와 SK·쌍용 등 5개 정유사들에 따르면 지난달 20일과 26일, 이달 5일 등 세차례에 걸쳐 군용항공유(JP-8) 3억3300ℓ분량과 저유황 경유 1억8944ℓ등 올해 군납 유류 6억9700ℓ를 확보하기 위해 입찰을 실시했으나 이들 정유사들이 모두 불참하는 바람에 자동 유찰됐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3차 입찰가격으로 오는 12일 제4차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지난해까지 정유사들의 자율 가격을 기초로 한 연단위 고정가 구매방식을 채택했으나 금년부터는 국제 석유시장(MOPS) 가격을 기준으로 부대비용 등을 포함한 기준예정가를 공표해 입찰을 실시했다. 국방부는 무연휘발유의 경우ℓ당 1차와 2차 입찰시 250.40원을 제시했으나, 3차시에는 269.27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유업체들은 “국방부에서 제시한 기초예비가격은 국제현물시장 가격에 관세 부과금을 감안한 수준으로 반드시 소요되는 해외수송비· 보험료·품질보정비·국내수송비 등의 비용이 모두 제외돼 있다”며 “현재와 같이 낮은 예비가격에는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달본부 관계자는 “4차 입찰이 유찰될 경우 우선 정유사들로부터 유류를 외상으로 들여와 차후 가격협상을 통해 대금을 지불할 방침”이라며 “이에 따라 비축유를 사용하지 않을 계획이며 군 훈련에도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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