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의 자리를 완전히 내준 일본 조선업계가 ‘한국 따라잡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히타치조선과 NKK는 최근 통합에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두 회사는 이번 통합으로 매출액 1800억엔으로 미쓰비시조선에 이어 일본내 2위, 세계 5위의 거대 조선소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이와 함께 IHI·가와사키·미쓰이중공업도 통합을 추진하고 있어 일본 조선업계는 한국처럼 3대 그룹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이같은 구조조정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은 일본 조선업계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마지막 결단’이라고 말한다.

사실 지난해 일본 조선의 자존심은 처참하게 구겨졌었다. 99년은 일본이 선박 수주 1위 자리를 한국에 내준 해라면 지난해는 두나라의 격차가 완전히 벌어진 한해였다. 지난해 한국(41%)과 일본(30%)의 수주 점유율은 1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국내 조선업계는 일본의 조선 경쟁력 회복 노력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있다. 통합을 통해 인원 감축, 공동 연구개발, 구매비용 절감 등의 부수적인 효과는 얻을지 몰라도 노후화된 인력, 높은 인건비와 같은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선주사의 요구조건에 딱 맞는 배를 만들어 주는 유연한 설계· 건조 능력도 한국이 훨씬 앞선다고 이들은 말한다.

그러나 일본의 저력을 무시할 수 만은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일본 조선 사양론’은 80년대부터 나온 얘기였지만 일본 조선업계는 지난 87년 조선불황때 대대적인 통폐합과 설비 감축을 통해 위기를 넘긴 바 있다. 생산체제 정비를 통해 완벽한 전문화와 협업체제를 갖추는 것은 일본업계의 전통적인 강점이었다. 일본 조선업계가 뼈를 깎는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되찾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지적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일본의 경쟁력 회복은 결국 인원 감축·독별 전문화 등의 구조조정을 얼마나 철저히 하느냐에 달려있다”며 “국내 조선업계도 생산성 향상·연구개발 집중투자 등을 통해 일본과의 격차 벌리기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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