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가면 매출이 보여요.’

여성고객을 주타깃으로 하고 있는 도내 커피숍·미용실·지하상가 등을 비롯해 대형 유통업체들이 화장실에 각종 머리손질 기구를 배치하는 한편 청결에 주력하는 등 ‘화장실 가꾸기’에 나섰다.

마산 해운동에 위치한 커피숍 ‘화이트비’ 경남대점은 지난해 8월 여성 화장실에 화장대를 설치, 헤어 드라이어를 비롯해 스프레이·핸드로션·빗 등을 갖춰놓아 대학생들이 ‘여기가 화장실 맞아’란 말이 나올 정도로 고급스럽게 꾸몄다.

특히 여성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업소의 경우 고급풍의 화장실 인테리어만으로도 매출의 10~20%를 끌어 올릴 수 있으며, 화장실은 더 이상 ‘볼일을 보고 손을 씻는 장소’가 아닌 손님들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화장을 고치고 머리를 손질할 수 있는 쉼터로 제공돼야 한다는 게 이곳의 송명준(33) 사장의 지론이다.

이처럼 화장실의 고급화와 매출의 연관관계에 대한 송 사장의 의견에 대해 도내 백화점과 지하상가측에서도 수긍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마산점은 고객편의와 물 절감 효과를 위해 도내 처음으로 자동 세면대를 설치했으며, 여성화장실의 경우 고객들의 위생을 위해 변기에 비닐커버교체기를 달아 여성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대우백화점도 이러한 고급화 추세에 발맞춰 총 258만원의 비용을 들여 개보수 작업을 실시, 17군데의 여성화장실 변기에 비닐커버교체기를 설치해 위생변기로 탈바꿈시켰다.

반면 도내 지하상가는 대조적 모습. 마산부림지하상가는 지난해 초부터 매출이 극도로 악화됐다는 이유로 공중화장실을 폐쇄해 상가 상인들만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며, 마산합성지하상가도 화장지 비치는 고사하고 고장난 문과 악취가 방치되고 있는 상태다. 합성지하상가측은 “고객유치 및 청결을 위해 3월중으로 화장실 개보수공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라며 “화장실 수준과 유동인구의 연관관계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지만 매출부진 등으로 상인들의 호응을 얻기 힘든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