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이 재고관리 비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계속한데다 경제 전반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우리 경제의 재고수준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재고수준이 낮은 상황에서는 수요 변동이 곧바로 생산이나 고용조정 등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앞으로 수요가 회복되면 신속한 재고조정 과정을 거쳐 곧바로 생산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행은 1일 ‘최근 재고동향의 특징 및 시사점’을 발표, 제조업 재고율이 98년 6월 120.0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급락, 2000년 8월에는 69.8로 지난 8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작년 9월 이후에는 생산 및 출하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는 가운데 재고증가폭은 확대돼 재고율이 5개월 연속 상승, 1월말 현재 84.3을 기록했으나 외환위기 전의 110대와 비교하면 아직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또 경기확장 국면에서는 재고증가가 일반적인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 이후에는 경기 확장국면에서도 재고가 감소해 재고변동 패턴이 경기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기업들이 경기의 불안정성에 대응하고 재고비용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재고수준을 낮춘데다 경제의 디지털화가 진전되면서 기업의 재고관리 방식도 선진형으로 개선돼 전반적인 재고수준이 낮아졌다고 풀이했다.

한국은행은 이처럼 재고수준이 낮을 때는 재고가 경기변동의 충격을 완화해주는 기능이 떨어져 수요 변동이 곧 바로 생산과 고용조정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경기순환 주기가 짧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의 실물지표 움직임을 고려할 때 경기가 수축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러나 향후 수요가 회복될 경우 재고조정 과정도 빨라져 곧 바로 생산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