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 관객동원, 원작의 아쉬움 불구 지역 창작극의 활로


16~18일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총 5회 공연을 가진 창원예술극단의 <오른쪽 곰발바닥의 정체!>(원제 동물들의 꿈)는 매회 120여명의 관객이 들었다. 3500만원의 제작비를 들인 공연답게 무대세트와 조명은 적절했을 뿐만 아니라 모처럼 지역연극에서 화려한 무대장치를 관객들에게 선사하기까지 했다.
작품의 주된 공간이 되는 네 공간- 강부장과 밀렵된 동물들이 갇혀있는 낙원농장, 상암마을에 있는 은지네집, 윤마담의 고급 술집, 왕사장의 집이 무대디자인·제작을 맡은 김칠현 무대감독에 의해 만들어졌다.
무대 세트에서 압권은 강부장이 있는 낙원농장이었다. 기술적으로는 2t에 가까운 무대세트를 고정된 세트가 아니라 공연장 리프트(공연에서 무대배경이나 대형그림이 여러개의 줄로 오르내리게 하는 장치)로 매단 것은 서울의 초대형 연극이 아니면 보기 힘든 장치였다. 내용적으로도 이런 무대설정은 잘 맞아떨어졌다.
하지만 이 무대세트를 제외하면 이번 공연은 지역연극인(김상규, 김종찬 공동창작)에 의한 창작극이라는 긍정적인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원작에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여실하게 증명했다. 일테면 환경보호를 하는 스님은 왜 등장해야 하는지, 또한 갯벌을 매립해 가죽공장을 지으려는 왕사장과 환경단체 회장을 맡고 있는 왕사장 부인의 갈등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는 거의 지워져 있다.
연출에서도 세밀함은 떨어졌다. 6장에서 강부장이 총을 들고 곰을 잡는 모습은 너무 짧아 관객들이 여운이나 장면에 대한 이해를 하기 힘들었다.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연은 지역연극인들이 창작극에 더욱 매진해야하는 이유를 보여줬다는 측면에서 의미깊다. 주요인물중 4명이 경남방언으로 대사를 했지만 더욱 재미있어하는 관객들의 반응이라든지, 공연후 지역 연극인이 직접 희곡을 써서 꼭 보고 싶었다는 몇몇 연극관객들의 모습. 첫 창작극으로 미완의 모습을 담고는 있지만 번안작 혹은 일정한 안정성이 보장된 서울중심 작품만이 아닌 지역 연극계에 의한 창작극도 좀더 섬세한 보완을 한다면 지역관객들이 충분히 공연을 찾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단초였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