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KBS <가을동화>가 최고의 인기드라마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데는 아역 배우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아역탤런트가 뜨면 드라마가 성공한다’는 공식까지 생겨날 정도로 아역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또다시 스턴트맨 없이 직접 바다위로 뛰어내리고 약장수를 그럴듯하게 흉내내는 어린 연기자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29일 새로 시작된 MBC <황금시대>의 신주호·백성현·김민상·김다은은 일제시대 나라잃은 백성들의 고단한 삶을 천연덕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이미 촬영장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이름을 잊은 채 광철이, 상만이, 재훈이, 희경이로 불리고 있는 이 아이들은 서로 저마다 다르게 성장할 어른들에 앞서 개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민족계 은행을 재건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박광철(차인표)역의 신주호는 이미 <내가 사는 이유>에서 고두심의 아들 역으로 일곱살에 데뷔했다. 극 중 일본으로 밀항하던 중 발각되자 잡히지 않기 위해 현해탄으로 뛰어내리는 장면을 망설임없이 해 낸 ‘배짱있는’ 연기자로 꼽히고 있다.

<보고 또 보고>에서 임예진의 능청스런 아들역을 맡았던 백성현이 맡은 역은 광철과 혈육의 정을 나누지만 결국 배신하고 마는 조상만(최철호)의 어린시절. 초등학교 6학년인 성현이는 이미 여러 편의 드라마를 통해 모든 연출가들이 탐내는 아역 연기자라고. 누더기 차림의 친구들 사이에 유일하게 양복을 빼입은 이재훈(박상원)역의 김민상은 우는 연기가 제일 자신있어 바다에 떨어진 광철이의 이름을 부르면서 우는 장면으로 일찌감치 강한 인상을 남겼다.

광철과 재훈의 사랑앞에서 고민하는 김희경(김혜수)역의 김다은은 유일한 여자아이이면서 막내다. 그러나 하얀 얼굴과 오똑한 콧날, 깊이를 머금은 눈은 어린이답지 않은 분위기를 자아내 촬영장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어색하지 않으면서 몸을 아끼지 않는 아이들의 연기모습에서 드라마 초반을 힘차게 이끌어갔다는 평은 무색하지 않은 듯하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