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성락식 경남경찰청장은 이 지역 근무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고위직 간부경찰로서 수년간 전국치안업무에 봉직하고 있는 만큼 그의 실무력을 간과하지는 않겠다. 그가 취임하면서의 첫 일성 ‘인권 경찰이 되겠다’는 말에 특히 주목한다. 그러면서 국민은 경찰로부터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음을 명백히 했다. 백번을 들어도 기분 좋은 말이다.
그러나 그런 말은 또 많이 들어온 말이다. 누구라도 경찰 요직에 앉으면 미사여구를 동원하는 것을 주저치 않는다. 듣는 사람에 따라 감동하기도 하고 식상해 하기도 한다. 그 점을 고려해서 인권과 서비스 향상을 위한 신임청장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기를 기대한다. 말은 다만 말로써 흘러가 버리면 아무것도 될 일이 없다.
말의 바탕은 철학이어야 하고 철학은 그걸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있어야 된다. 경찰 개혁이 진행중에 있다고는 하나 우리 경찰이 민주경찰로 이행된 기간은 일천하다. 아직도 경찰 구석구석에 상존해 있는 비민주적 요인들을 철저히 색출해서 바로 잡지 않으면 안된다. 경찰이 투명해지면 명랑사회는 저절로 찾아온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있다. 그러므로 인권과 서비스를 위한 실질적 행동요강이 과연 있는 것인지, 있다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싶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