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이나 혜성 충돌에 따른 지구 생명체 멸종은 최소한 두 번이상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중국과 일본 등지의 퇴적층을 조사한 미국 과학자들은 23일 발간된 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23일자)에 6500만년전 공룡을 멸종시킨 충돌보다 큰 규모의 소행성 충돌이 훨씬 앞선 2억5100만년 전에도 일어났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시기는 페름-트라이아스기 소멸 시기와 일치한다.

고생대 최후의 기인 페름기에는 상어와 파충류, 원시 공룡과 바다 절지동물의 일종인 삼엽충, 겉씨식물 등이 출현했으며 중생대 최초의 트라이아스기에는 이러한 생명체와 함께 각종 포유동물이 나타났다.

이른바 ‘대멸종’이라 불리는 이 시기에 해양 생명체의 90%와 육지 생명체의 70%가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워싱턴대학 지구화학자인 루안 베커 교수는 “거의 모든 해양생명체와 대부분의 육지 생명체가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말했다.

당시 우주 공간에서 날아온 거대한 바위 덩어리의 충돌로 수 백㎞에 이르는 고열의 유독가스가 발산되고 수 백만t의 먼지가 대기를 뒤덮어 몇 개월 동안 태양을 가리면서 생명체를 멸종시켰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행성 또는 혜성이 지구와 충돌해 페름-트라이아스기 멸종을 가져올 때 이른바 ‘버키볼’(Buckyballs), 즉 배구공 모양으로 내부에 공동(空洞)이 만들어져있는 탄소 덩어리가 퇴적됐다고 분석했다.

베커 교수는 버키볼 공동 안에서 지구외의 다른 행성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헬륨 동위원소를 발견, 이는 페름-트라이아스기 멸종이 우주에서 떨어진 거대한 물체에 의해 촉발된 확실한 증거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페름-트라이아스기 멸종 시기는 지구가 한 대륙으로 붙어 있어서 대륙이 갈라졌던 중생대 최후의 백악기-제3기 공룡 멸종 시기와는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룡 멸종 때는 이리듐이 많이 퇴적됐으나 페름-트라이아스 멸종 때는 헬륨 동위원소가 대부분 퇴적됐다는 것이다.

페름-트라이아스기 멸종 시기에 지구를 100만년 동안 3m 높이로 뒤덮을 수 있는 160만㎦의 용암이 분출돼 해양과 바다, 대기를 완전히 변화시켰을 것이라고 한 학자는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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