랴오닝성과 허난성 등 중국 북부지역이 22일 짙은 안개로 사상 최대의 정전이 발생해 하루 가까이 도시 기능이 거의 마비됐으며 베이징 등 인근 공항과 고속도로들도 한 때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간 명보는 오전 3시께 50년래 최악의 짙은 안개가 랴오닝성 일대에 몰아쳐 찬공기와 결합, 고압 전선과 변전소들에 수 차례 누전이 발생해 톄링 등 랴오닝성내 3개 발전소의 전원 공급이 중단돼 대정전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랴오닝성 성도인 선양의 시앤타오 공항은 정전으로 6시간 폐쇄돼 20여편의 항공기 출발이 연기되고 철로 교통도 오전 내내 마비됐으며 베이징 서우두공항도 25편의 운항이 취소되고 200편이 연착돼 5000여 관광객의 발이 묶였다.

인근 허난성에서도 5개 도시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당국은 선양시내의 교통 신호등 3분의 1이 작동이 안돼 출근길에 대혼잡이 빚어지자 교통경찰 1200명을 긴급파견하기도 했다. 그러나 선양과 상하이를 연결하는 고속도로에서는 가로등의 전원 공급이 끊긴데다 높은 습도로 도로가 미끄러워 교통사고가 연속 발생, 3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

선양시내도 70% 이상이 전기 공급이 끊겼으며 티에시 공단 등 산업시설과 교외지역의 피해는 한층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선양일보를 비롯한 신문사들도 윤전기 작동 중단으로 신문 발행을 못했다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전했다. 한 선양시민은 “이처럼 두터운 안개는 처음이었다”면서 “마치 도시 전체가 검은 담요에 휩싸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사상 최대 면적의 정전사고로 기록된 이날 대정전은 초저녁에 가서야 정전 지역 대부분에 전원이 공급됐으나 대정전에 따른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홍콩 신문들은 추정하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단이 2008년 하계 올림픽 유치 신청을 낸 베이징시의 준비 작업 평가차 현지를 방문하고 있는 중에 이같은 농무와 대정전 사고가 발생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홍콩 영자지 아이메일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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