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투기들이 22일 이라크 북부의 ‘비행금지’ 구역을 또다시 폭격했다고 미 국방부가 발표했다.

이날 폭격은 지난 16일 바그다드 부근의 남부 비행 금지 구역 외곽에 있는 25개 방공망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으로 아랍 세계의 비난이 고조되면서 미국과 영국이 새로운 이라크 정책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군 유럽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이라크가 북부 비행 금지 구역을 합동 순찰하던 연합군 항공기들을 향해 발사한 대공포에 대응해 미군기가 모술 부근의 방공포와 레이더를 폭격했으며 작전에 참가한 미군기는 모두 터키의 기지로 무사히 귀환했다고 밝혔다. 영국 전투기들은 이날 폭격에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91년의 걸프전 참전 연합국 가운데 아직까지 이라크에 대해 군사 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유일한 두 나라인 미국과 영국의 관계자들은 21일 워싱턴에서 새로운 이라크 제재 방안을 논의했다. 아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22일 기자들에게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주의 폭격이 ‘성공’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 소식통들은 그러나 지난주의 폭격에 동원된 미 해군의 ‘스마트’ 폭탄은 개당 30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폭격 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사할 수 있는 장점은 있으나 명중률은 절반에도 못미쳤다고 밝혔다.

이라크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과 영국의 군용기들이 터키의 지원을 받아 이라크영공을 침범했으나 이라크 방공망의 포격을 받고 터키 기지로 되돌아갔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의 국제 관계 책임자 레오니드 이바쇼프 장군도 “이날 공격은 국제 여론에 대한 새로운 도전으로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처사”라며 “이러한 공격은 군사적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미국을 맹비난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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